기획특집

[기획] 지역의 부활 이끄는 커뮤니티 디자인
작성일:
2024-02-01
작성자:
박은영
조회수:
346

[기획] 지역을 살리는 콘텐츠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39호(2024.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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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고 연결하고 만들다

지역의 부활 이끄는 커뮤니티 디자인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는 지역 고유의 특성을 살려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한 ‘지역특성살리기 사업’ 공모에 27개 지자체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들 지역에는 지방비를 포함해 총 200억원이 투입되는데, 마을 자체 수익원을 발굴해 최소한의 경제활동이 보장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역사·문화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관광 프로그램과 연계해 지역 맞춤형 일자리 및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렇듯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결국 지역을 살리는 핵심 요소는 ‘사람’이다. 지역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대체 불가능한 고유의 특성을 담아야 함은 물론 ‘소통’을 통해 이용자 중심으로 도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다양한 커뮤니티 디자인으로 사람을 모으고 연결하는 로컬 소셜라이징 사례를 모았다. 


마을이 미래다, 브랜드로 성장하는 지역 콘텐츠 & 서비스

로컬 커뮤니티 디자인은 그 지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한다. 무엇보다 이에 협력하고 참여하는 방식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지역민은 물론 그곳을 찾는 이들의 니즈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스토리와 문화, 캐릭터 등으로 ‘현지화된 디자인’을 선보이는 이유다.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그들의 의견을 수렴한 콘텐츠는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동시에 직접 도시 조성에 참여함으로써 주변 환경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삶의 질도 개선한다. 자연스레 찾는 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발길을 모으는 선순환으로도 이어진다. 


노포와의 상생, 인천 개항로프로젝트

인천의 구도심 상권을 부활시킨 ‘개항로프로젝트’는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례이자 로컬 커뮤니티 디자인으로 꼽힌다. 2018년 민간 주도로 시작된 프로젝트는 일제시대부터 남아있던 근대 건축물이 세트장처럼 즐비한 지역적 특색을 고려해 그 역사를 현대적 관점의 콘텐츠로 재해석하는 데 주력했다. 1990년대 이후 상권이 몰락해 수십년간 공실로 남아있던 구옥을 철거하지 않고 카페와 편집숍, 숙박시설, 펍 등으로 개조해 레트로풍 거리를 조성한 것. 덕분에 복고풍 분위기의 동네는 SNS 성지로 거듭남과 동시에 상권의 부활도 꾀할 수 있었다. 해당 사업을 기획하고 지금까지 지속해 오고 있는 이들은 일종의 크루 형태로 10~20명이 협업한다. 플레이스랩 이창길 대표를 주축으로 개항로 노포 상인들과 브랜딩 전문가, 셰프 등이 함께 하는데 독특한 지역색에 젊은 기획, 여기에 현장을 제일 잘 아는 이들의 생생한 커뮤니티까지 더해진 셈이다.

   

개항로에 자리한 오래된 이비인후과 병원을 복고 콘셉트로 개조한 카페 브라운 핸즈. 사진 출처: 브라운 핸즈


지역 상생을 추구하는 개항로프로젝트는 노포와의 협업에 적극적이다. 인천에서만 판매하는 ‘개항로 맥주’가 대표적이다. 인천 유일의 수제맥주 양조장과 손잡고 탄생한 개항로 맥주는 로고 디자인 역시 배다리에서 50년간 목공예를 한 ‘전원공예사’ 대표가, 포스터 모델 또한 지역민이 직접 맡았다. 2023년 ‘개항로 서체’도 개발해 지역의 정체성을 더욱 견고히 했다. 격랑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개항로 서체는 오랜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개항로의 노포들처럼 강인하면서도 멋스럽다.


인천이라는 지역색이 또렷한 개항로 맥주(좌)와 레트로하고 투박한 감성이 포인트인 개항로 맥주 굿즈.(우) 사진 출처: 인천관광공사


전원공예사 전종원 씨의 목간판 글씨를 모본으로 지역성을 담아내 완성한 개항로 서체. 자료 출처: 윤디자인


로컬이라는 인프라, 부산 끄티 봉래

부산 ‘끄티 봉래’는 영도 봉래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이자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라이프스타일 센터다. 끄티 봉래를 전개하고 있는 알티비피 얼라이언스는 부산 영도, 제주 탑동 등 항구도시를 중심으로 복합문화센터 ‘끄티’를 개발,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2021년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역 자산 콘텐츠화를 통해 공간 및 브랜드를 론칭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끄티 봉래는 지하 1개층, 지상 8개층과 루프톱까지 총 9개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 여가, 주거의 조화로운 연결을 위해 주거지와 숙박시설이 밀집한 지역에 조성되었다. 조선업의 흥망성쇠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지역 특색에 맞게 층마다 로컬 브랜드 중심의 다채로운 콘텐츠로 채웠는데 1층부터 3층까지는 방문객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교류할 수 있는 카페와 잡화점, 와인숍과 식물상점, 공연장과 레스토랑 등 여러 상업공간이 자리한다. 4층부터는 층마다 워케이션, 인큐베이팅 그리고 리빙랩 역할을 하는 스튜디오 등이 위치한다. 

편집숍 ‘바스큘’에서는 지역민과 관광객에게 영도다운 라이프스타일을 전달하고자 영도의 섬 문화와 항만 산업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상품을 큐레이션해 선보이고, 워케이션 센터 '더 휴일'은 영도에 발걸음한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관광객은 물론 동네 주민들이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쉬어갈 수 있는 라이스타일숍 ‘림림’까지 꾸준히 지역의 생산자와 연대할 수 있는 콘텐츠를 모색 중인 공간은 영도만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영도의 멋과 가치를 한눈에 담고 즐길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센터 끄티 봉래. 사진 출처: 알티비피 얼라이언스


미리 경험하는 동네, 공주 마을스테이 제민천

공주의 ‘마을스테이 제민천’은 원도심 마을을 콘텐츠화해 지역 소상공인들이 함께 운영한다. 마을 전체가 하나의 테마파크로, 지역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공간에서 색다른 경험을 누릴 수 있다. 골목투어 및 여러 공방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워케이션도 가능하다.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건물에서 숙박을 하거나 지역 예술가, 작가와 만나고 공방과 갤러리, 동네책방에서 자연스럽게 지역 주민과 교류하며 커뮤니티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컨시어지와 코워킹, 갤러리, 게스트 하우스까지 하나의 테마파크처럼 구성한 제민천 마을 투어맵. 자료 출처: 마을스테이


마을스테이 제민천을 설계한 퍼즐랩은 공주 원도심을 중심으로 지역 내 자원과 사람을 연결해 방문객의 요구에 맞게 다양한 마을 경험을 기획하고 제공한다. 일종의 로컬 크리에이터로서 지역 커뮤니티를 기본으로 체험형 여행 프로그램과 지역살이 프로그램, 교육 등을 제공해 ‘원도심 속 일상’이라는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단순한 여행 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이주를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지역살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자유롭게 지역을 탐방하면서 주제별 강연이나 체험, 네트워킹 등을 통해 지역민과의 연결고리를 찾고 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마음생활 튜토리얼’은 지역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 

  

한옥 게스트 하우스 ‘봉황재’와 코워킹 스페이스 ‘업스테어스’. 사진 출처: 마을스테이


진화하는 캐릭터, 일본의 구마모토 현의 쿠마몬

일찍부터 지방자치제도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차별화된 개성과 커뮤니티로 브랜드 가치를 높인 도시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로컬 중심의 특정 자원과 상품, 체험은 독보적인 관광자원으로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한다. ‘구마모토 현’은 여기에 캐릭터를 더했다. 인지도가 낮았던 작은 마을 구마모토 현은 지역 캐릭터인 ‘쿠마몬’을 개발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매상 누계 1조엔을 넘는 경제 효과를 달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곰’을 의미하는 쿠마와 ‘사람’이라는 뜻의 ‘몬’을 합성해 이름 붙은 쿠마몬은 그 지역 특산 브랜드로 로열티를 받지 않고 허가제로 운영되며, 현 내의 기업(지역민)이라면 누구나 신청해 사용할 수 있다.


지역 콘텐츠와 연계한 다양한 쿠카몬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는 쿠마몬 홈페이지(좌)와 쿠마몬 유튜브 채널. 자료 출처:쿠마몬 홈페이지 및 쿠마몬 TV


구마모토 현의 대다수 주민은 해당 캐릭터를 공동으로 활용해 자신들의 가게를 홍보하거나 제품에 응용해 경제활동을 한다. 지역 내 촘촘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쿠마몬을 홍보에 적극 활용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함께 하기도 하고, 쿠마몬이 그려진 지역 상품을 판매하는 쿠마몬 스퀘어에서는 도시 브랜드와 즐거운 경험을 동시에 제공한다. 농업이 활성화된 지역인 만큼 지역 전체를 관광 농원으로 삼고 제철 농산물 수확이나 요리 체험이 가능한 체험형 콘텐츠를 내세우고 있다. 쿠마몬을 중심으로 지역의 음식과 체험·숙박 서비스가 협업하고, 쿠마몬이 선두에 서서 지역의 매력을 소개하는 식이다. 쿠카몬은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는 한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며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전통 소금 만들기부터 산지에서 직접 재배한 제철 채소를 이용한 쿠마몬 피자 만들기까지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제공하는 구마모토 현. 사진 출처: 쿠마몬


로컬 커뮤니티의 구심점, 모두의 공간 

지역 커뮤니티 디자인의 본질은 ‘사회적 연결 강화’다. 지역 자체의 특성을 살려 브랜드로 성장하기 이전에 주민들 간의 상호작용과 연결을 촉진하는 것이 먼저다. 원도심의 쇠퇴와 공동화가 날로 심각해지는 오늘날에는 더 그렇다. 지역의 커뮤니티 강화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증진시키고 지역사회의 융합을 도모하는 한편 지역민의 결속력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지역 발전의 디딤돌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민을 한데 모으는 공간 조성과 함께 다채로운 교류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역민의 놀이터, 양평생활문화센터

양평읍에 위치한 '양평생활문화센터'는 과거 양평 산림조합 건물을 재생해 조성했다. 지역의 공공 유휴공간을 양평 주민들의 생활권 문화소통공간으로 새롭게 만든 것. 문화예술플랫폼을 표방하며 모든 연습·창작·발표·커뮤니티 공간은 주민에게 열려 있다. 개인의 취향 발견, 공동체 문화 확산을 목표로 문화를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누리면서 삶의 만족도를 올릴 수 있도록 마련했다. 양평군민을 비롯한 일반인 모두가 무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대관 및 전시, 연계 프로그램 등의 세부 내용은 양평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살롱드 양평, 공연장, 공유주방, 작은미술산책 아올다 갤러리 등으로 구성된 양평생활문화센터. 사진 출처: 양평문화재단


건물은 총 4개층으로 지하 1층에는 기본적인 음향장비를 갖춘 ‘스튜디오 양평’과 개인 연습실, 갤러리 ‘작은미술산책 아올다’가 위치한다. '아올다'는 문과 벽이 없이 연속된 공간으로,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눌 수 있고 전체로도 활용 가능한 가변 확장형의 개념적 갤러리로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가 가능하다. 1층에는 ‘살롱 드 양평’이 자리한다: 편안한 휴식 공간은 개인 작업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모두의 소통과 교류를 지원하는 라운지 역할을 한다. ‘공유 주방’에서는 쿠킹 클래스, 소셜 다이닝 등 음식과 함께 하는 모임 활동이 가능하고 최대 30명까지 동시 수용이 가능한 ‘다목적실’은 회의 및 소규모 세미나 공간으로 제격이다. 2층의 다목적 공연장 ‘씨어터양평’은 111석 규모의 다목적 공간으로 기본적인 음향, 조명, 영상 시설을 갖춰 공연, 학술대회, 영상 시청, 교육 등에 적합하다. 3층은 양평 어울림센터와 지역 자료실이 자리한다. 별관 3실에는 ‘공방’도 있는데 목공, 섬유, 판화 등 원데이 클래스를 비롯한 다양한 수업과 작업을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창작 스튜디오와 최대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 무대와 열린 야외 마당을 갖춰 지역민의 문화 활동 및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하고 있다.


열린 광장의 선순환, 조리읍 행정복지센터 문화광장

파주시 조리읍의 ‘행정복지센터’ 역시 지역민의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생활에 녹아 드는 행정복지센터와 문화광장을 만들어 주민이 일상 속에서 머물며 누리는 새로운 공간을 조성한 프로젝트는 그 가치를 인정 받아 ‘2023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리읍 행정복지센터는 기존 읍사무소의 대체공간으로 대민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문화교육여가 등의 복지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를 통해 행정기관을 넘어 지역주민의 생활 중심 공간으로 변화하고자 혁신적으로 설계됐다.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다채로운 지역 주민의 니즈를 수용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는데 특히 ‘광장’에 주목해 센터 구조물 하부에 광장을 만들고 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해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여유 공간을 제공했다. 생활의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필로티로 띄워진 원형데크 하부공간은 성큰 광장, 원형광장, 둘레길을 아우르는 문화광장으로 조성했다. 덕분에 지역 내 다양한 행사와 여가활동에 적합한 순환구조가 완성되어 사회적, 문화적 커뮤니티가 발산되는 지역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하부의 성큰 구조와 원형광장, 문화광장 조성으로 지역민의 소통을 꾀한 조리읍 행정복지센터. 사진 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지역민과 여행자의 커뮤니티 라운지, 에이스 호텔

로컬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은 민간 기업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관광시설의 유치보다 지역자원의 개발이 먼저고 지역 그대로의 생활문화야 말로 차별화된 가치라는 점을 알고 있어서다. 로컬 소셜 라이징 호텔로 유명한 미국의 에이스 호텔도 마찬가지다. 새롭게 건물을 올려 치장하지 않고 기존 건물의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채 그들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창조하는 에이스 호텔의 로비는 지역 크리에이터들이 머무는 커뮤니티의 장으로 쓰인다. 지역민이 자연스레 모이며 고유한 분위기가 빚어지고 다양한 콘텐츠도 생산된다. 뿐만 아니라 각 객실은 지역에서 공급한 물품이나 지역 작가의 작품으로 채우고 분기별로 영감을 주는 창작 집단이나 예술 단체와 협업하는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IR, Artist in Residence) 프로젝트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각국의 예술가를 초대해 호텔 객실 중 한 곳을 한 달 동안 스튜디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는 창작 공간을 제공한 뒤, 완성된 작품을 전시하거나 공연을 통해 대중과 공유한다. 이렇게 에이스 호텔은 여행지와 동떨어진 투숙 전용 공간이 아닌 커뮤니티의 장이자 지역의 특성과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지역민과 여행객의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하는 열린 로비. 에이스 호텔 교토(좌)와 에이스 호텔 포틀랜드(우). 사진 출처:에이스 호텔


지속 가능한 마을공동체, 네트워킹 프로그램 & 플랫폼

지역 발전을 위한 커뮤니티의 주체는 지역공동체다. 주민과 주민을 연결하고, 다양한 기관과 네트워크망을 이용해 마을을 활성화하는 것이야 말로 균형 있는 지역 발전의 밑거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을공동체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왔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사회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함으로써 지역 공동체의 소통을 회복해 지역민의 만족도와 지역발전을 제고하고자 한다. 현재 법적 강제성은 없지만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은 지역계획의 수립 및 수행을 위해 ‘마을공동체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

 

다양한 마을 공동체와 사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용인특례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 홈페이지. 사진 출처: 용인특례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삶과 일의 터전을 만드는 용인특례시

용인특례시는 ‘마을공동체지원센터’를 운영하며, 특히 지난 한 해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고도화하는 데 주력했다. 마을공동체는 시에 주소나 생활권을 둔 10명 이상의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교육, 문화, 환경 등 마을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마을 안팎의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의 인적, 물적 자원이 교류하고 순환해 결국 지속 가능한 삶과 일의 터전이 되게끔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민관협치를 위한 중개기관이자 정보 교류와 소통의 통로, 지역사회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공모로 진행되는 지원사업은 씨앗기(처음 지원하는 공동체), 성장기(두번째 지원하는 공동체), 열매기(세번째 지원하는 공동체), 자립기(자립을 준비하는 공동체로 3년 지원), 공간조성(활동공간 시설 개선이 필요한 공동체) 등 각 발달단계에 따라 맞춤형으로 지원이 이루어진다.


용인시 기흥구에서 3년간 그림책 활동가를 양성하며 마을공동체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엄마 손은 약손’. 사진 출처: 경기도 마을공동체지원센터 블로그


마을 활동가를 위한 플랫폼, 경기마풀

마을공동체와 지역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를 위한 플랫폼도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경기도는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고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해 마을활동가들의 활동확인서 발급과 전문가 연결, 활동 기록 관리 등을 위한 ‘경기마풀(ggmapool.or.kr)’을 전국 최초로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경기마풀은 ‘경기도마을활동가풀’의 줄임말로 마을활동가 등록, 마을 활동 기록 및 관리, 마을활동확인서 발급, 강의, 자문, 컨설팅, 심사가 가능한 마을전문가 연결을 지원한다. 경기도는 도내 약 3천 명의 마을활동가들이 마을공동체의 회복·활성화를 위해 주민 참여와 이웃 관계를 조력하는 마을일꾼으로 활동하면서 기록·관리 등을 위한 통합 온라인 공간이 필요해짐에 따라 2023년 7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경기마풀에서는 마을 활동가와 전문가를 위한 다양한 확인서 발급 및 활동 기록이 가능하다. 사진 출처:경기마풀



글:홍지은, 담당: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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