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순환 도시를 만드는 서울시 성동구
작성일:
2023-12-26
작성자:
박은영
조회수:
331

[기획] 친환경 도시를 만드는 순환하는 디자인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38호(2024.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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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포용 공공디자인’으로 

순환 도시를 만드는 서울시 성동구 

트렌디한 공간과 숍들로 즐비한 성수동은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교통, 대기질 오염, 쓰레기 등 각종 도시 문제를 겪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성수동뿐 아니라 금호동, 옥수동, 왕십리 등 현대인들에게 인기 있는 주거지역을 품은 성동구는 그만큼 발생하는 공해 문제도 다양하다. 이러한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공디자인을 활용한 정부 사업에 적극적인 성동구는 ‘스마트+포용 공공디자인’이란 비전으로 다양한 사업을 선보이고 있다. 그 결과 2023년 <대한민국 도시대상>에서 기후변화 대응분야 우수정책 1위로 선정돼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산업단지와 서울숲, 전통시장과 아파트단지, 젊은이들로 붐비는 아스팔트 거리와 오랜 주거단지로 형성된 골목길 등의 다양한 얼굴을 가진 성동구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친환경 도시를 만들고자 기획한 사업의 배경과 결과물을 살펴봤다.   

 

성동구청은 ‘성동형 탄소중립’ 사업을 시행하며 건물과 교통, 에너지, 숲 조성, 자원순환, 산업단지 등의 분야로 나누어 친환경 정책을 추진 중이다. 사진 제공: 성동구청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공공디자인은 과거 시각적 디자인 개선에만 그 역할이 한정됐으나 최근에는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 도시 전반의 품격 향상과 지속 가능한 도시 공간 창출 등 공공 가치를 확대하고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공공디자인의 의의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성동구청은 지역 주민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을 위해 공공디자인을 활용한 친환경 도시 만들기 사업에 적극적이다. 그 노력의 결과 2023년 10월 성동구청은 <대한민국 도시대상>에서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정책 1위로 선정돼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도시대상>이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도시의 지속 가능성과 생활 인프라 수준을 평가하는 도시정책 분야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으로 매년 국내 도시계획 여건 변화와 세계적 도시계획 추세를 반영해 관련 정책이 우수한 도시를 선정해 국토교통부에서 시상한다. 성동구는 폭염, 폭우 등 이상기후 현상이 주민 삶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한 스마트 탄소중립도시’를 목표로 도시, 복지, 안전 전반에 걸쳐 유기적인 정책을 펼쳐온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또한 기후 위기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반지하주택 침수 방지 대책, 성동형 스마트 쉼터, 스마트 빗물받이, 도심 속 오아시스 샘물창고(여름철 산책로에 냉장고를 설치해 생수를 제공하는 사업), 폭설 대비 도로열선 설치 등을 적극 추진했다. 커피전문점에서 버려지는 커피 찌거기를 재자원화한 성동형 커피박 재활용사업, 재활용품 스마트 분리배출 시스템, 탄소흡수작물을 활용한 그린카본구역 조성 등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위해 성동구만의 특색을 살린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러한 활동은 2022년 3월부터 시행된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것으로, 성동구는 2022년 4월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선제적으로 실시하고 탄소중립 선도 도시 조성을 목표로 관련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커피 찌거기를 재자원화한 성동형 커피박 재활용 사업. 사진 제공: 성동구청


성장속도가 빠르고 이산화탄소 분해 능력이 뛰어난 케냐프를 식재해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사진 제공: 성동구청


그중 대표되는 사업 중 하나가 친환경 작물 ‘케냐프’를 활용한 그린카본(육상 생태계가 흡수해 저장되는 탄소)구역을 조성하는 일이다. 2023년 5월 중랑천 응봉나들목 인근 녹지대에 주민들과 함께 케냐프 6000본을 식재해 그린카본구역을 조성했다. 케냐프는 성장속도가 빠르고 이산화탄소 분해 능력이 다른 식물의 5~10배로 뛰어난 식물로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케냐프는 천연 펄프, 축산용 깔개, 단열재 등으로 활용된다.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성동구만의 공공디자인 시설물도 자랑거리다. 성동구는 2018년부터 ‘스마트 포용도시’를 지향하며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인데, 특히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갈등 해결은 물론 대기질 개선을 위해 성동형 스마트 흡연부스를 설치했다. 간접흡연으로 힘들어하는 비흡연자와 흡연구역의 부재로 쉴 곳 없는 흡연자 모두를 위한 ‘포용도시’ 조성의 일환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밀폐형으로 제작된 성동형 스마트 흡연부스는 흡연자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자 비흡연자도 마음 놓고 지나갈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실내는 음압으로 설계해 출입문이 열려 있어도 연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밀폐형 구조라 하면 흔히 연기가 가득한 실내 흡연실을 상상하지만 스마트 흡연부스는 공기정화 설비를 통해 내부 공기가 계속해서 순환되면서 담배 연기와 유해물질이 알아서 제거된다. 정화 필터를 거쳐 순환되는 공기는 흡연자가 부스 내에 머물러도 옷에 냄새가 배지 않도록 해주며 특수 도료를 도포해 니코틴이나 타르가 붙지 않는다. 스마트 흡연부스에 설치된 재떨이 역시 새롭게 시도한 설비인데, 재떨이에 담배꽁초를 버리면 내부에서 자동 소화 및 파쇄 과정을 거쳐 쌓이고, 그렇게 모인 담뱃재와 꽁초는 독성 제거 후 열가소성 목재로 가공해 친환경 목재제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를 위한 스마트 흡연부스. 사진 제공: 성동구청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지속가능한 탄소중립사회로의 이행을 위해 올해 4월 국가 제1차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이 수립·확정되었다. 이에 성동구는 ‘스마트 탄소중립도시’를 목표로 건물, 도로수송, 녹지, 폐기물, 대응기반 등으로 나누어 친환경 정책을 추진해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해가고자 한다. 건물 분야를 예로 들면 공공건물인 ‘성동아이사랑복합문화센터’와 ‘뚝섬유수지 복합문화센터’를 제로에너지 건물로 설계했다. 에너지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해 건물의 총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해 단열재 지원 등으로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지원 사업을 하고 있으며 산업단지 내 친환경 조성을 위한 미세먼지 저감장치 및 IoT 설치 비용을 지원 중이다. 

성동구의 슬로건인 ‘성동에 살아요’에서 알 수 있듯 성동구는 주민들이 성동에 거주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지역 사업에 적극 참여하며 자부심을 느낀다. 이러한 주민들과 함께 실천해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은 순환하는 도시를 만드는 데 효과적일 뿐 아니라 주민들이 지역에 더 애착을 갖게 한다. 이에 주민참여형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성동형 지역상생 탄소중립포인트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역 내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높은 에너지 분야 중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비교적 쉽게 나타날 수 있는 가정과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참여 실적에 따라 가정은 최대 5만 원, 사업장은 최대 10만 원의 녹색생활 실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녹색생활 실천활동이란 일상에서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해 온실가스와 오염물질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에너지 사용량 절감, 녹색제품 구매, LED 조명 교체 등 녹색생활 실천 실적에 따라 성동형 탄소중립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친환경 도시에 대한 주민 공감대가 중요한 만큼 성동구는 ‘기후환경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생애주기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기후환경 교육을 목표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관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환경 동화책 구연과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는 ‘찾아가는 그린키즈 교실’, 관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대상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이해와 실천 방법을 교육하는 ‘찾아가는 기후변화교실’을 운영 중이다. 특히 지역 환경리더 양성을 목표로 운영된 ‘성동 환경아카데미’는 성인을 대상으로 매 분기별 개설되며 탄소중립의 개념 및 녹색생활 실천 방법 등에 대해 3주차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환경아카데미 교육 참여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내년에는 아카데미 심화 과정, 주민 환경교육 강사 양성 과정도 새롭게 개설하는 등 구민 환경 학습권 보장을 위해 더욱 힘써나갈 계획이다. 

 

지역 환경 리더 양성을 목표로 시행되고 있는 성동 환경아카데미. 사진 제공: 성동구청


성동구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도시, 성동’으로 설정하고 2040년까지 전력자립률 37%,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17%, 최종 에너지 소비량 절감 35%,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53%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성동구는 태양광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건물용 연료전지, 에너지저장장치, 도시가스 공급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환경마일리지 가입 및 친환경 보일러 보급 확대, 옥상 녹화 및 쿨루프(건물 지붕이나 옥상에 태양광 발사 및 태양열 차단 효과가 있는 특수 도료 칠 작업) 조성, 노후건물 그린 리모델링, 에너지 다소비 건물 관리, 전기수소차 보급 및 인프라 구축 확대 등을 통해 앞으로도 친환경 도시, 순환하는 도시 만들기에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자료 취합 및 정리: 홍승화 성동구청 소통담당관 주무관, 담당: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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