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최신 동향을 감지할 수 있는 국내외 공공디자인 학회
작성일:
2023-11-30
작성자:
박은영
조회수:
472

[기획] 사람과 사회를 이해하는 공공디자인 교육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37호(202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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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동향을 감지할 수 있는 국내외 공공디자인 학회

학회만큼 최근의 신기술과 새로운 시장 정보를 단숨에 읽기 좋은 곳이 있을까. 업계와 학계,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이는 접점이자 무엇보다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특징이 이곳에 눈길을 머물게 한다. 공공디자인 토론회 외에 올해 국내외 공공디자인 연구는 어떤 주제에 주목했는지를 살펴봤다. 2024년의 변화를 미리 보는 지표가 될 수 있는 자료들이다. 


지역별 중점 사안이 다른 만큼 공공디자인 활용도 다르다

한국공공디자인학술대회

이름이 지닌 무게만큼 국내의 공공디자인을 연구하는 석박사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들이 던지는 화두는 건설/교통부터 정치/행정, 경제/경영까지 폭넓다. 특히 2022년부터는 ‘한국공공디자인학회 국제디자인전 및 디자인학회’란 이름을 뒤로 하고 ‘한국공공디자인학술대회’라고 이름을 고친 후 연구 성격을 강화했다. 2022년의 경우 초고령화사회에 주거복지환경 측면에서 공공디자인의 역할부터 수도권과 지방의 도시 환경적 차이가 낳는 각각의 접근법 등을 이야기했다. 2023년에는 ‘글로벌 서울’의 공공디자인 전략과 ‘미래지향형 농산어촌’의 공공디자인 전략이 다르다며 지역적 특성에 기초한 해석을 강조하는 학술대회를 이어갔다. 지역적, 상황적 조건에 따른 공공디자인의 역할 정의와 그 성과 지표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한국공공디자인학술대회를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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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공공디자인학술대회는 공공디자인으로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측면에 주목했다. 

이미지 및 사진 출처: 한국공공디자인학회,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공공간, 시민 참여가 필수적이다 

공공디자인포럼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는 교육계 중에서도 논의의 장을 활발하게 펼치는 곳 중 하나다. 한국, 중국, 일본 전문가들이 모여 2021년 창립한 국제공공디자인포럼(International Public Design Forum)을 비롯해 정기적으로 시의성 있는 주제를 선정해 소규모 공공디자인포럼도 개최한다. 덕분에 이 땅에 벌어지는 공공디자인 소식을 발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2023년에는 도심 공공공간의 변화에 주목하며 시민 참여를 통해 공적 가치를 높인 사례를 소개했다. 프랑스의 참여형 어바니즘 대표 사례 까바농 벡띠꺌*의 디자이너와의 대담부터 (사)더나은도시디자인포럼 도시디자인연구위원회와의 공동 주최 등이 그 예다. 특히 시민들의 참여를 이끈 현장의 실무자와 그 결과를 토대로 정책을 만드는 행정 전문가의 입장을 같이 들을 수 있어 거버넌스적 관점을 보고 배울 기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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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바농 벡띠꺌(Cabanon Vertical): 프랑스 마르세유에 기반을 둔 창작 집단으로, 행정가, 건축가, 디자이너 등 다학제 전문가가 모여있다. 10년간 실험적 주민참여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2022년 국내 건축도시공간연구원과 협력해 군산의 중앙동 일대에서 ‘앙동마차’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2023년 열린 공공디자인포럼 포스터 모음. 이미지 출처: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


공평함은 어디서 오는가

유니버설디자인 국제세미나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함께 차별 없이 시설물에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유니버설디자인에 주목한다는 소개 글처럼 유니버설디자인 국제세미나는 특히 공원, 광장, 보도, 거리, 도로 등 도시환경 부문에서 공공디자인에 파고든다. 올해는 ‘모두를 잇다, 있다’를 주제로 골랐다. 커브 경사로, 교통신호기 등의 기준을 소개하며 ‘미국 공공보행접근성 가이드라인’을 다룬 스콧 윈들리(미국 접근성 위원회 기술지원 코디네이터), 그리고 웨이파인딩 디자인을 소개하며 ‘공평한 정보’에 대한 중요성을 알린 ‘초고령사회에서 보는 사인환경 디자인’의 다나카 나오토(일본 시마네대학교 객원교수)의 발제 주제가 눈에 띈다. 2022년에는 ‘모두가 누리는 휴식’을 주제로 건축물과 공원 사례를 다룬 점과 달리 도시 환경적 측면에서 공평함을 정의하며 관련 제도나 지침의 중요성을 한층 더 강조했다. 유니버설디자인 국제세미나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추진하며 2017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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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세미나, 전시, 아이디어 대전 시상식 등이 유니버설디자인 공감주간이란 이름 아래 진행된다. 이미지 및 사진 출처: 한국장애안개발원 공식블로그


신기술이 바꾸고 있는 디자인 지형도

한국디자인학회 학술대회・디자인융복합학회 국제학술대회

올가을 ‘진화하는 융합의 풍경’이란 주제 아래 펼쳐진 이들의 연구는 그간 뉴스 속에서 자주 등장한 생성형 AI, 메타버스 등을 디자인적 관점에서 보고 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디자인 과정 중 어느 선까지 접목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공공디자인의 접근 방식은 무엇이 달라져야 하나를 묻고 대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개인의 주거환경과 일상생활이 한층 중요해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지속 가능한 미래, 회복을 위한 통섭 등을 논의했고, 이제 ‘새로운 시선’이자 ‘진화하는 풍경’으로 공공디자인의 기술적 발전 양상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나 본 학술대회는 공공디자인 영역뿐만 아니라 케이팝, 만화, 건축, 영상, 음악 등 다양한 산업에서 디자인의 역할과 접근법을 다루고 있어 국내 디자인 조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힌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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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한국디자인학회 학술대회・디자인융복합학회 가을 국제학술대회 포스터와 봄에 열린 국제학술대회・대학생 디자인 학술발표대회 현장. 

이미지 및 사진 출처: 한국디자인학회


지금의 공공디자인 접근은 과거와 달라야 한다 

디자인 원칙과 실무 학회

2007년 이탈리아에서 창립된 디자인 원칙과 실무 연구 네트워크(Design Principles & Practices Research Network)가 주관하는 행사다. 이름처럼 디자인 원칙과 실무 학회(Design Principles and Practices Conference)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변화와 연구자의 담론을 다룬다. 이에 미국 브루클린 프랫연구소, 멕시코 몬테레이 공과대학교, 로마 사피엔자대학교, 리스본 폴리테크닉연구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교, 영국 유럽디자인아카데미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 학회의 특징은 개별 사례를 공유하기보다 ‘이 사회에서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를 묻는 데에 있다. 예컨대 2023년에는 ‘규모의 원칙, 포용의 실천(Principles of Scale, Practices of Inclusion)’이란 주제로 정치적 견해 차이, 경제적 격차 등으로 인해 공동체 분열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디자인의 역할과 원칙에 대해 말한다. 세부적으로는 ‘디자인 교육’, ‘사회에서 디자인’, ‘디자인된 대상’, ‘시각 디자인, 디자인 경영과 전문적 실무’, ‘아키텍토닉과 공간, 그리고 환경 디자인’에 대한 테마가 있다. 위기는 보편적이고 친밀감은 더욱 설 자리를 잃는 오늘의 상황에 사회적 산물로서 디자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나누고 생각할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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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토론뿐 아니라 참여자들끼리 관계를 구축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에 목표가 있다. 사진 출처: 디자인 원칙과 실무 연구 네트워크


무시되어 온 아이디어에 하이라이트하라

인클루드 학회

2001년부터 영국 왕립예술대학 헬렌 해믈린 디자인 센터(The Helen Hamlyn Centre for Design)가 주관해 오고 있는 인클루드 학회(INCLUDE Conference)는 국제정세 속에 포괄적 디자인의 역할과 위치를 묻는다. 2022년에 열린 행사에서는 ‘포괄적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해서 더 크게 들리는 건 아니다’라고 선언하며 주류가 아닌 아이디어, 적극적으로 무시되는 아이디어를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리기도 했다. 탈식민지화 시대에 필요한 포용성이란 무엇인가, 연령과 능력, 성별과 인종 등이 한계가 아니라 독창적인 이야기를 시작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까 같은 질문을 던지며 포괄적 디자인의 미션을 좇는다. 공공디자인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를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밖에도 헬렌 해믈린 디자인 센터는 타 기관 연구원을 초청해 진행 중인 연구를 공유하는 세미나 ‘디자인.디프런트(Design.Different)’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2023년에는 의료 환경에서 인격을 존중하는 디자인을 주제로 유니버설디자인의 창시자 중 한 명인 패트리샤 무어(Patricia Moore)와의 대담을 진행했다. 유튜브에서 강연 풀버전 영상을(https://youtu.be/4WRgdWjS_4s?si=fuNb_HfxYOYcVF8A) 공개하고 있으니 지구 반대편의 이야기를 집에서 편하게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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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클루드 2022는 ‘포괄적 디자인’이란 개념을 일상생활에서 발굴해 이야기를 전한다. 이미지 및 사진 출처: 헬렌 해믈린 디자인 센터


기업의 직원 교육 전선도 달라지고 있다

국제유니버설 디자인학회

일본의 국제유니버설디자인협회(International Institute of Universal Design)가 주관하는 국제 유니버설디자인 학회(The International Conference for Universal Design)에는 각국의 연구자, 실무자, 정책 입안자들이 모인다. 게다가 함께 열리는 국제 디자인 어워드는 노르웨이, 영국, 스페인, 독일, 미국, 태국 등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로 꾸려진 선정위원회가 있어 국제 동향을 파악하기 유리한 기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국제 유니버설디자인 학회의 경우 2021년 행사가 마지막 업데이트이지만 2006년부터 2021년까지 논의 기록이 아카이브 되어 있고, 연간 학회 외에도 정기 세미나를 온라인으로 1년에 2~3회차 진행해 이들의 관심사를 파악하기에는 충분하다. 2023년에 열린 국제유니버설디자인협회의 최신 정기 세미나에서는 HSBC 은행의 디지털 경험 및 접근성 그룹 책임자 말린타 페르난도(Malintha Fernando)가 전 세계 전 지점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포괄적 트레이닝을 소개하며 관객의 이목을 모았다. 이들은 공공디자인을 통해 산업계와 학계의 실험을 연결하고 더 큰 산업의 무대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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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세미나 연사 말린타 페르난도는 HSBC 은행이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포괄적 트레이닝을 소개했다. 사진 출처: 일본 국제유니버설디자인협회


글: 윤솔희, 담당: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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