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모두를 위한 맞춤형 공공디자인 교육
작성일:
2023-11-30
작성자:
박은영
조회수:
301

[기획] 공공디자인 인식 개선을 위한 KCDF 교육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37호(202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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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부터 전문가까지

모두를 위한 맞춤형 공공디자인 교육

“교육은 이 세상을 좀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의 성취나 자립 능력을 기르는 것을 넘어,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현병호 교육운동가의 말처럼 함께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각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 배움이고, 그것을 알아가는 시스템이 교육이라면 공공디자인 부문 역시 마땅히 체계적인 교육 제도가 필요하다. 물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이 그 배움터를 닦고 있는 중이다. 공진원은 ‘다 함께 사는 사회’의 모습을 아동·청소년기부터 배우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모두를 위한 공공디자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게다가 산업 전선에서 공공디자인을 만들어 갈 청년디자이너와 공무원 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공공디자인을 배우고 또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이들이 알아두면 좋을 공공디자인 교육 항로를 소개한다.

공공디자인 교육은 공공디자인 저변을 넓히고 사회의 공감대를 높이는 첫 걸음으로 중요하다. 사진은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일환으로 진행한 어린이 동반 가족 대상 디자인 워크숍 ‘나도 공공디자이너!’ 진행 모습. 사진 출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공디자인 교육의 중요성은 언제 가시화되었을까

국내 공공디자인 교육 과정 및 콘텐츠 개발의 뿌리는 2018년 수립된 <제1차 공공디자인 진흥 종합 계획>에서 찾을 수 있다. ‘기초가 튼튼한 공공디자인’을 위한 전략 중 하나로 ‘공공디자인 교육 및 참여 확대’, ‘공공디자인 전문 인력 역량 강화’를 명시했기 때문이다. 공공디자인 전담 조직의 역할 확대를 비롯해 지자체의 공공디자인 제도와 계획 도입 등 정책 측면에 힘을 싣는 것 말고도 삶의 태도와 지식의 기초를 배우는 초등·중학생 교육, 현장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청년디자이너 교육, 공무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진흥 종합 계획의 핵심 과제였다. 

초등학교 교육계는 ‘정보/홍보 부족’을 공공디자인 관련 교육이 어려운 이유로 꼽았다. 이에 2020년부터 초등학생 공공디자인 교육 사업이 본격적으로 선을 보였다. 사진 출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물론 초등·중학생에게는 공공디자인 개념과 사례를 배울 수 있는 창구로 미술, 국어, 도덕, 사회, 실과 등 기존 교과목이 있었다. 그러나 과목별로 내용이 파편화되어 있어 큰 줄기를 갖추고 공공디자인을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시각을 기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2020년 전국 초등학교 공공디자인 교육현황 설문조사에 880 학교의 교사 1420명이 응답한 결과에 따르면, 공공디자인 관련 교육이 어려운 이유 중 첫째로 정보/홍보 부족(51.9%), 둘째로 교사용 자료 부족(42.8%)이 나왔다. 체계적인 커리큘럼과 지도법이 필요했던 이유다. 

비교적 관련 사업 경험이 적은 청년디자이너나 공무원의 사정도 비슷했다. 날이 갈수록 공공디자인 연계 사업의 기회는 많아지는 반면 <제1차 공공디자인 진흥 종합 계획>이 생긴 지는 햇수로는 5-6년 차밖에 되지 않으니 공공디자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현장의 혼란에 대응할 노하우가 부족했다. 이에 다 함께 공공디자인을 배워나가는 일이 점차 요구되었다.


초등·중학생 공공디자인 교육, 왜 중요할까

6년의 초등교육과 3년의 중등교육은 교육기본법이 정한 의무교육이다. 이 기간은 일상생활을 안정적으로 영위하기 위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 지식과 태도를 배우는 때다. 즉 타인의 존재와 입장, 그에 필요한 이해와 배려를 주로 학습하는데 이는 공공디자인의 핵심 개념과도 같다. 공공디자인은 좁게는 건축물, 도로 등의 공간 환경 시설물을, 넓게는 국가나 사회를 구성하는 장소, 기술, 서비스 등의 공공재를 이해하는 바탕이다. 다시 말해 초등·중학생에게 공공디자인은 사회를 이해하는 방법으로 탁월하다. 게다가 공공디자인을 누리는 주체는 우리 모두이므로, 공공의 일원으로서 공공디자인에 관한 안목과 이해를 높이는 일은 자유민주시민 양성에 필수적이다. 

2023년 현재 서울시, 경기도, 강원도, 전라남도 등 5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17개 지역에서 자율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참여 교사들을 위한 실시간 온라인 비대면 직무 연수 과정(총 4회)도 운영되었다. 


초등·중학생 눈높이에 맞춘 교육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초·중학교 공공디자인 교육사업 중 먼저 시동을 건 쪽은 초등학교 부문이었다. 공진원은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2020년 8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초등학생 공공디자인 교육 현황을 분석한 다음 <초등교육용 공공디자인 교사용지도서>를 발간하고 연계 교육 동영상을 제작했다. 도시와 지방, 내륙 지방과 해안 지방 같이 지역별로 공간 환경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보편적인 지점을 사례로 가지고 왔다. 대신 난이도를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크게 구분하고 교사용 PPT, 활동 수업 자료(계단 이동 배치 게임, 마을 이동 보드게임)를 함께 제공해 실효성을 높였다. 교육 영상의 경우 2020년 e학습터, 에듀넷, 서울교육포털 등에 게시했고, 지도서는 2021년 이후 전국의 교육청과 초등학교 등 800여 곳에 배포했다.

초등학교용 공공디자인 시범 교육 현장 바로 가기

  

초등학생은 길, 학교 주변 등 일상 속 가까운 공공 환경을 공공디자인 관점에서 배울 수 있다. 사진 출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초등학생 공공디자인 교육 저학년 동영상-모두를 위한 가로환경

초등학생 공공디자인 교육 중학년 동영상-모두를 위한 학교환경

초등학생 공공디자인 교육 고학년 동영상-모두를 위한 마을환경


<중학교용 공공디자인 교사용지도서>의 경우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 연구센터와 손잡고 전국 중학교 교사 99명을 대상으로 중학교 공공디자인 인식 및 교육 현황 조사를 실시한 다음 제작했다. 거리, 학교, 마을, 생활 등 공간 단위로 개념을 이해하되 각각의 우수 사례를 예시로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설명을 더했다. 2022년 5월 개발을 완료해 전국 중학교와 교육청을 비롯한 관련 교육기관에 보급했으며 연계 교육 동영상도 배포 중이다. 초등학생용과 마찬가지로 공진원 공식 유튜브와 e학습터, 에듀넷 등 교육 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학생용 공공디자인 교육 동영상 – 거리편 바로 가기

중학생용 공공디자인 교육 동영상 – 마을편 바로 가기  

초등학교용 영상에서는 일러스트레이션, 3D 그래픽 등으로 학생의 흥미를 돋웠다면 중학생용 영상에서는 학생들이 출연해 숲이오래(국립수목원)와 같은 실제 사례를 방문하고 질문하고 답을 이해하는 구조로 현장감을 높였다. 사진 출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청년디자이너・공무원 공공디자인 교육, 각 과정의 장점은 무엇일까

학습자가 초등학생, 중학생이 아니라 청년디자이너와 공무원이 된다면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무엇일까? 역시나 깊이다. 현상을 파악하는 시야를 넘어 그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배경과 시스템, 추진 방법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이 과정을 얼마나 깊이 제대로 아느냐는 일의 효율과 능률을 높이는 직접적 요인이기도 하다. 좁게는 불특정 국민을 대상으로 배포하는 서류 작업에도 공공디자인적 사고 방식이 필요한 만큼 청년디자이너와 공무원에게 공공디자인 교육은 업무 이해능력 향상 외에도 자기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효과적이다.


청년디자이너 대상 공공디자인 전문인력을 위한 직무교육

공공디자인 전문인력을 위한 직무교육은 공공디자인 현장에 처음 발을 들인 이들부터 숙련도를 더하고 싶은 이들까지 모두를 위한 필수 교육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학교 같은 고등교육기관 어디서든 체계적인 공공디자인 커리큘럼을 만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온라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양질의 커리큘럼은 좋은 대안이기 때문이다. 내용은 공공디자인 개념과 시장 규모, 현황 뿐 아니라 진흥 계획에 따른 유형별 사업과 그 사례의 배경, 진행 경과를 다룬다. 공진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청년디자이너 인턴십 지원 사업*의 청년디자이너에게 해당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참여기관·기업 502개소, 청년인턴 958명이 공공디자인 직무교육을 이수했다.

* 청년디자이너 인턴십 지원 사업이란?

공공디자인 전문 인력 양성과 전문 기업의 인력 문제 해소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시행하는 사업으로, 선발된 공공디자인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기업, 협·단체는 청년인턴 임금지원을, 청년인턴은 공공디자인 직무교육을 받을 수 있다. 


공공디자인 전문인력을 위한 직무 교육은 공공디자인 관련 법규를 비롯해 디자인 영역, 계획 및 연구 실무, 주제별 사업 개념 등을 구성하고 있다.

사진 출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무원을 위한 일반·직무·행정업무 교육

공공디자인 사업의 특성상 추진 근거를 살피고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담당 공무원의 의지와 이해가 곧 사업의 성과로 이어지므로 공진원은 공무원 교육을 위한 콘텐츠를 다양한 난이도로 제작해 배포 중이다. 단위 업무별 흐름도와 체크리스트를 담아 전체적인 업무 구조도 뿐 아니라 추진 방향도 제시한다. 덕분에 유사한 디자인 관련 행정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발굴한다. 

공무원을 위한 과정에는 일반교육, 직무교육, 그리고 행정업무 안내 교육이 있다. 일반교육에서는 국내외 우수 공공디자인 사례 등을 알리며 그 필요성을, 직무교육에서는 공공디자인법, 조례 등을 소개해 정책의 근거와 추진 개념을, 행정업무 안내 교육에서는 계약 업무 흐름도, 용역대가 산정기준 등을 소개해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실효성을 높였다. 본 과정은 나라배움터 및 인재개발원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각 기관에서 해당 콘텐츠를 상호간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나라배움터 바로 가기


행정상 공공디자인 사업은 어떤 추진 근거를 갖고 왜 중요한지를 먼저 소개한 후 전체 윤곽을 그리고 개별 사례를 설명해 이해도를 높인다. 

사진 출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교육의 목적은 답이 아닌 질문을 만드는 것

초등학교란 사회 속에 첫발을 내디딘 7세 학생부터 공공환경 개선이란 무형의 과제를 짊어진 청년 전문가까지 오늘도 이들은 공공디자인을 배우고 있다. 이 배움은 새로운 질문을 낳고 우리 모두를 위한 중요한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도 지금 당장 배움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그 배움의 시작을 ‘같이 만들고 함께 나누는 공공디자인’ 영상과 함께하는 건 어떨까. 앞으로 필수 교양처럼 우리가 모두 배우고 익혀야 하는 공공디자인이 추구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다.  

‘같이 만들고 함께 나누는 공공디자인’ 영상은 공공디자인의 역할과 방향을 함께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이 밖에도 공진원 공식 유튜브에는 여러 분야의 연사들이 소개하는 다양한 주제의 공공디자인 영상이 있으니 참고하자. 사진 출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글: 윤솔희, 담당: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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