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다중밀집시설에 안전을 더하는 디자인
작성일:
2023-06-28
작성자:
소식지관리자
조회수:
2392

[기획] 재난 대비를 위한 국내외 공공디자인 사례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32호(2023.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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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밀집시설에 안전을 더하는 디자인


다중밀집시설이란 무엇일까? 법령에서 볼 수 있는 다중이용시설과는 어떻게 구분되는 것일까. 먼저, 다중이용시설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을 말한다.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관리법」에 따르면 모든 지하 역사, 여객터미널(연면적이 5000㎡ 이상), 전문체육시설(관람석 수 5000석 이상), 공연장(객석 수 1000석 이상), 박물관 및 미술관(연면적 3000㎡ 이상)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한편 다중밀집시설은 국토교통부에서 발간한 『다중밀집시설 대형사고 위기대응 실무매뉴얼』을 보면 짐작할 수 있듯 군중의 안전을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용어다. 즉 다중밀집시설이란 다중이용시설과 유사한 개념이나 ‘이용’에서 ‘밀집’으로 단어가 바뀌었듯 프로그램의 특성이 아닌 일시에 사용자가 많이 모이는 시설의 특성, 사용자의 행위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군중 밀집에 따른 안전 사고의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실제로 관련 뉴스도 자주 등장한다. 지난 5월 29일 열린 함안 낙화놀이 축제도 예상 방문객 수 추측에 실패한 군중 밀집도 관리 부족으로 ‘축제가 아닌 지옥이었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지자체를 비롯해 다중을 대상으로 하는 시설, 행사 관계자들이 더욱 촘촘히 군중 밀집도 관리에 나선 이유다. 

이미 지난 1월 27일에 정부는 ‘인파사고’를 재난관리 법령의 재난유형에 포함하고 특히 많은 군중의 밀집이 예상되는 축제, 행사도 주최자 유무와 상관 없이 지자체가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게 하는 등 사전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다음 질문을 해야 할 때이다. 군중 밀집도 관리에 디자인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군중 밀집 예방을 주제로 다룬 국내외 디자인 사례를 통해 우리의 다음 과제를 짚어본다. 


군중 밀집도가 급격히 증가하면 군중 충돌 현상이 발생하며 개인은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군중 밀집도가 급격히 증가하면 군중 충돌 현상이 발생하며 개인은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사진 출처: 어도비스톡


사이니지・배너 디자인: 군중 안전을 위한 표지판

2022년 11월 공익광고 캠페인을 다수 제작해온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군중 안전 표지판 프로토타입 10여 종을 만들고 서울 거리 곳곳에서 설치하는 시연 캠페인을 진행했다. ‘군중 안전’과 관련된 정보 위주의 안내판이 공식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경찰의 적극적인 물리적 개입도 중요하나 눈에 잘 보이는 안전 계도물을 통해 보행자가 미리 사고 위험성을 예측하고 경각심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들이 제안한 군중 안전을 위한 표지판은 산업안전 표지판의 색 가이드라인에 따라 ‘경고’를 뜻하는 황색 바탕에 검은색 글과 픽토그램으로 제작되었으며 ‘1m2 당 5명 이내’ 유지 등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주요 디자인 요소: 최대 가독성 및 가시성을 위한 간결한 시각적 표현

 

  

군중 안전 표지판 도입을 촉구하며 이제석광고연구소는 서울 시민과 함께 마포구의 골목에서 설치 시연을 진행했다.

군중 안전 표지판 도입을 촉구하며 이제석광고연구소는 서울 시민과 함께 마포구의 골목에서 설치 시연을 진행했다.

군중 안전 표지판 도입을 촉구하며 이제석광고연구소는 서울 시민과 함께 마포구의 골목에서 설치 시연을 진행했다. 사진 출처: 이제석광고연구소


바리케이트 디자인: 커버로 전달하는 정보

사람이 붐비는 행사마다 꼭 존재하는 바리케이트. 이 바리케이트를 정보 알림판으로 사용할 수는 없을까? 국내에서는 흔히 행사장의 포스터나 배너를 부착하는 브랜딩 용도로 활용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바리케이트 커버로 아래와 같은 정보 전달 역할을 부여하기도 한다. 보행자에게 현장 상황에 관한 주의, 시설 안내, 방향 등의 정보를 신속히 주는 것만으로도 군중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빠른 흐름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주요 디자인 요소: 바리케이트 규격 준수, 탈부착이 쉽고 용이한 구조, 날씨 변화에도 훼손되지 않는 내구성


 

행사나 장소의 상황에 따라 커버를 교체해 쓸 수 있으므로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행사나 장소의 상황에 따라 커버를 교체해 쓸 수 있으므로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진 출처: 크라우드컨트롤웨어하우스


입구 설치물 디자인: 라인업 게이트(Line-Up Gates)

“티켓 확인, 가방 검사 등은 다중밀집시설에서 일어나는 이벤트 입장 단계에서 필수적이다. 이때 지나치게 긴 대기줄을 피하면서 대중의 흐름을 제어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러한 생각 아래 이벤트 시설 등을 제작 및 유통하는 글로벌 기업 이피에스(eps)는 라인업 게이트를 선보였다. 늘 익숙하게 보아온 알루미늄 관이 주 재료이나 철망을 붙여 볼륨감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멀리서도 눈에 잘 띈다. 방금 막 현장에 도착한 사람들에게 ‘입장을 위해서는 줄을 서야 한다’는 정보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려는 의도다. 

주요 체크 리스트: 이동이 잦고 주로 야외에서 사용하므로 내구성이 우수한 자재 선정, 게이트의 규모에 따라 축소-확장이 가능한 조립・분해 방식, 소독・온도 체크・바디 스캔 등과의 결합성


 

보안 체크뿐만 아니라 군중 통행량 조절에도 유용하다.

보안 체크뿐만 아니라 군중 통행량 조절에도 유용하다. 사진 출처: eps


동선 유도물 디자인: 트래픽콘(Traffic cone)

차량과 사람의 흐름을 통제하는 곳에서 가장 흔히 만나볼 수 있는 트래픽콘. 대만의 산업디자이너 크리스 창은 “전 세계에 약 1억 4천만 개의 트래픽콘이 사용되고 있다.”라며 “더 안전하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가벼운 무게 탓에 센 바람에는 넘어질 수밖에 없다거나 부피를 줄일 수 없어 이동에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점을 개선하고자 한 것이다. 

크리스 창은 기존 트래픽콘의 고깔 모양과 유사한 조립형 6면체를 제안한다. 대신 여러 개를 이어 붙이면 낮은 울타리로도 사용할 수 있는 활용성을 더했다. 또한 재활용 플라스틱을 자재로 한 사출 제작 방식을 염두에 둬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친환경에 기여하고자 했다. 

  

기존 트래픽콘과 형태는 유사하나 서로 연결이 가능하고 이동 시 부피 차지가 덜하다.

기존 트래픽콘과 형태는 유사하나 서로 연결이 가능하고 이동 시 부피 차지가 덜하다. 사진 출처: 비헨스


도로 디자인: 스마트 시티 센서 도입

2022년 11월에 열린 카타르월드컵 경기장 주변에는 교통 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군중의 동선을 제어할 수 있는 플릭 트래피원(FLIR TrafiOne) 스마트 시티 센서 700개가 설치되었다. 인프라 시설을 관리, 감독하는 카타르 공공사업청 아쉬갈(Ashghal)에서 갑자기 늘어난 방문객의 안전을 위해 효과적으로 군중 흐름을 제어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다.

스마트 시티 센서는 열화상 센서 및 지면 압력 센서를 탑재하고 있어 인도를 걷는 보행자뿐 아니라 자전거 운전자나 차량 등을 감지할 수 있다. 군중의 이동 방향, 규모 등을 파악해 필요에 따라 실시간 신호제어를 할 수 있는 기능이다.

 

사진 속 루사일스타디움의 수용 가능 인원은 8만 명으로, 이 일대의 군중 및 교통량 통제에 스마트 시티 센서가 도입되었다.

사진 속 루사일스타디움의 수용 가능 인원은 8만 명으로, 이 일대의 군중 및 교통량 통제에 스마트 시티 센서가 도입되었다. 사진 출처: 플릭 트래피원



글: 윤솔희, 담당: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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