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정부와 국민 간의 신뢰가 더 나은 고령사회를 만든다
작성일:
2023-03-22
작성자:
소식지관리자
조회수:
1597

[기획] 초고령사회를 준비하는 디자인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29호(2023.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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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민 간의 신뢰가 더 나은 고령사회를 만든다

영국의 디자인에이지인스티튜트 프로젝트 인터뷰


2020년 영국의 왕립예술대학교는 연구자, 디자이너, 산업계 전문가를 모아 고령화 디자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디자인에이지인스티튜트(Design Age Institute, 이하 DAI) 프로젝트다. 이들은 어떤 목표로 이 주제를 다루고 있을까. 그 과정에서 생겨난 질문과 답은 무엇일까. 신기술을 기반으로 고령화, 도시, 생활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제라드 브리스코(Gerard Briscoe) 연구원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런던에서 열린 고령화 &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의 리서치 워크숍.

런던에서 열린 고령화 &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의 리서치 워크숍. 사진 제공: 제라드 브리스코


영국 왕립예술대학교에서 고령화 디자인을 연구하는 헬렌함린센터와 디자인에이지인스티튜드를 소개해주세요.

헬렌함린디자인센터(The Helen Hamlyn Centre for Design, 이하 HHCD)는 포괄적 디자인 프로세스 및 프로젝트에 중점을 둔 디자인 글로벌 리더 기관으로 정부, 기업, 학계 등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영국 왕립예술대학교 내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가장 오래된 디자인 연구센터입니다. 디자인에이지인스티튜드프로젝트는 고령화 사회의 과제와 기회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이너, 기업, 연구원 및 커뮤니티를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리서치잉글랜드(Research England)란 기금에서 지원을 받았고요. 이곳에서는 노인을 위한 기술과 디자인의 미래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저는 HHCD의 기술 미래 부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디지털 문화를 디자인하는 다학제 간 디자인 컴퓨팅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DAI 프로젝트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는 것 같아요.

노인의 목소리, 노화 방식 등을 연구하려면 각 분야의 연구원을 비롯해 기업가와의 디자인 협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곳에서 나온 제안들은 디자인 관련 분야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디자인 지침으로도 만들어집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야 했던 이유입니다. 이에 HHCD는 DAI 프로젝트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합심해 리서치잉글랜드를 오랜 시간 설득했고 결국 기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영국 사회에서 고령화는 어떠한 위상으로 다뤄지고 있나요?

영국은 2050년 인구의 25%가 65세 이상이라고 예상합니다. 2018년만 해도 18%였는데 확연히 증가한 수치입니다. 그러니 지금 하는 일은 미래의 우리를 위한 디자인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디자인 산업 외에도 노인들은 세계 경제활동의 상당 부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 전 세계적으로 노인들이 창출한 경제활동 규모만 해도 11조 파운드(약 1경 7550조 원) 상당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디지털 기술 회사, 정책 입안자 및 학계는 당연히 장수경제(Longevity Economy)의 잠재력, 특히 '장수' 생활을 '잘' 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등에 관심을 키우고 있습니다. 주의할 건 장수경제의 이중성입니다. 생각보다 대다수의 노인은 다양한 기능적 능력을 가지고 있고 소수만이 신체거동에 불편함이 있습니다. 디자이너라면 이러한 특성을 세부적으로 더 잘 이해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당신은 어떤 이유에서 이 분야에 관심을 키웠는지 궁금합니다.

사용자 나이에 대한 한계나 고정관념 없이 연령을 포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건 한마디로 도전 같았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기술 발전은 평소 어떤 기능이 불편했던 사람들을 도와 사회적으로 포용될 수 있는 지점을 제공하죠.


고령화를 위한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붙잡고 있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대다수의 노인이 다양한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상황이지만 우리는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연령에 대한 차별적 고정관념을 갖고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이를 어떻게 넘어서야 하는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고령화사회에 따른 도시 문제를 파악하기 위한 세계 건강 인덱스 프로젝트

고령화사회에 따른 도시 문제를 파악하기 위한 세계 건강 인덱스 프로젝트. 사진 제공: 제라드 브리스코


당신이 참여한 프로젝트 몇 가지만 소개해주세요.

엔지니어링 회사 WSP와 리서치잉글랜드 공동 자금으로 수행한 GHI(Global Health Index) 프로젝트는 고령층 인구를 포함해 새롭게 떠오르는 도시 문제를 대비하여 의료 인프라의 미래 예측 지수를 설계하는 것이었습니다. 사회적 소속감부터 고령 친화성, 녹색공간, 의료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도시의 문제를 살폈습니다. 고령화 및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현재와 미래를 준비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DAI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데 옥스퍼드대학교, 뉴캐슬대학교, 국제장수센터와 왕립예술학교가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임무는 고령화 사회를 위한 신기술 개발은 물론 노인들이 잘 늙도록 돕는 것입니다. 중요한 과제는 미디어 내에 널리 퍼진 노인 차별적 고정관념을 해결하는 방법을 디자인으로 찾는 것입니다. 대부분 부정적인 이 고정관념들을 상쇄해 오늘날의 노인과 미래의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지점들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던힐 메디컬 트러스트가 자금을 지원하고 기네스파트너십 주택협회와 공동으로 진행 중인 '향후 커뮤니티 연결성 강화: 제자리에서 잘 늙기' 프로젝트는 포괄적 디자인을 포함해 디자이너가 노령층의 생생한 경험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에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우리가 답하고자 하는 질문은 어떻게 기술을 기반한 디자인이 현재와 미래의 고령층 세대 간의 사회적 연결과 커뮤니티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또한 지금 노인들과 함께 집을 설계한다면 커뮤니티 연결성은 어떤 모습일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노인에 대한 생생한 경험 디자인 연구 자료 중 일부

노인에 대한 생생한 경험 디자인 연구 자료 중 일부. 사진 제공: 제라드 브리스코


2020년 고령화사회를 위한 미래 기술 로드맵

2020년 고령화사회를 위한 미래 기술 로드맵. 사진 제공: 제라드 브리스코


고령화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자주 간과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더 오래' 살기를 '더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한 디지털 기술은 고무적이지만, 연구에 따르면 노인들은 이 개발 과정에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계가 분명하고 때론 비윤리적이지요. 우리는 이러한 장수경제의 고유한 이중성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디지털 기술과 노인의 요구 사이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해야 하고요. 모든 연령대의 신체 건강한 사람들을 위한 기술뿐 아니라 그렇지 못한 사람을 위한 지원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사회적 낙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다들 초고령화 사회가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하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더딘 것 같습니다. 

'반응적 거버넌스'가 아닌 '예측적 거버넌스'일 때 행동을 촉발하려면 더 높은 공신력과 더 뚜렷한 대중적 인식이 필요합니다. 정책 결정에 증거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더욱 속도를 늦추기도 하고요. 예측 예방을 위해서는 국민과 정부 간의 높은 신뢰가 필요합니다. 고령층에 대한 국민의 인식,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이를 개선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필요합니다.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기대하는 변화는 느리기 마련입니다. 



퓨처 콘(Futures Cone): 5개층으로 구분한 대안적 미래상

퓨처 콘(Futures Cone): 5개층으로 구분한 대안적 미래상. 사진 제공: 제라드 브리스코



글: 윤솔희, 담당: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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