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2의 중심을 채운 다양한 활동들
작성일:
2022-10-31
작성자:
소식지관리자
조회수:
166
[기획]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리뷰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24호(202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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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2의 중심을 채운 다양한 활동들 
 
2022년 10월 5일 제1회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의 막이 올랐다. “그동안 다양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 앞장 선 공공디자인이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시도”라고 기자간담회의 문을 연 류영미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 디자인본부 본부장의 말과 “나무처럼 뿌리 내리고 비처럼 함께 누리는 공공디자인을 담고자 했다”는 안병학 주제전 감독, “작지만 분명한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는 김재원 공공디자인 거점 기획가의 설명을 안고 그 안으로 들어가봤다.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앞 전시 아이덴티티를 활용한 전시장 안내선. 사진 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발을 구르고 몸을 던지며 놀아보는 공공디자인
문화역서울284 + 문화역서울284 RTO
“저 이거 본 적 있어요!”, “아, 이렇게도 해볼 수 있네요”, “이건 어디서 구할 수 있어요?” 발자국 소리 위로 쌓이는 관람객들의 소감, 뒤이어 홀을 채우는 카메라 셔터음이 들리는 이곳, 제1회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의 주요 무대인 문화역서울284다. 이번 행사는 ‘전시’ 대신 ‘페스티벌’이란 겉옷을 입고 있는 까닭에 볼 것 많고 놀 것 많고 살 것 많게 꾸며졌다. “축제의 형태로 대중과 더 가까워지겠다”라는 포부처럼 누구나 편히 기웃대고 놀다 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반영한 결과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길’의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위한 아카이브>, ‘몸’의 <기후 위기 대응 매뉴얼>,
‘삶’의 <보편의 소외>, ‘터’의 <가가호호> 전시장 전경. 사진 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문화역서울284 2개층을 가득 채운 주제 전시 <길몸삶터: 일상에서 누리는 널리 이로운 디자인>은 공공디자인의 가치인 관계와 연결과 확산을 말하는 씨앗들의 집합이다. 안병학 전시 감독의 지휘에 따라 특별전 ‘길’, 주제전 1부 ‘몸’, 주제전 2부 ‘삶’, 주제전 3부 ‘터’로 구성됐다. 길 위에 우리네 몸과 삶과 터가 있듯이 각 전시 속 기획들을 구별하지 않고 섞어 둔 점도 묘미다. 그러니 관객들은 공간 사이를 거닐며 펼쳐진 이야기들을 만나는 대로 읽어가면 된다. 
 
1층 건물 중앙홀에 자리 잡은 <서로서로 놀이터>에서 시소와 쿠션에 몸을 비비고, 3등 대합실의 <두루두루 시장>에서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 생산자들의 제안을 구매하고, 2층 그릴 안 붉은 카펫 위에 펼쳐진 <보편의 소외>를 통해 포용의 방식을 고민한 건축가, 가구디자이너, 시각디자이너들의 시선을 빌려보는 것. 그 사이에는 어쩌면 출퇴근길이나 등하교길에 보았을 법한 눈에 익숙한 것도, 처음 본 모양이라 어떤 쓰임새인지를 고민하게 하는 것도, 또 이야기 그 자체라 온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도 있었다. 그 시간에 관객이 ‘이런 것이 공공디자인’이란 발견을 얻어 가길 바랐다.
 
<두루두루 시장> 참여 작가 리스트
큐레이터 석재원
참여 작가 김현진, 입자필드
파트1 쏘왓, 아트봇, 알맹상점, 위켄드랩, 커피큐브, 페이퍼, 프루티바스켓
파트2 그레이프랩, 민들레마음, 밀키프로젝트, 아르크마인드, 틴, 허그어웨일, 히즈빈스
파트3 널담, 로우로우, 베어베터, 신이어마켙, 저스트프로젝트, 지구샵, 포포포매거진
파트4 매거진MSV, 메이크디, 서스테이너블랩, 소이프, 보틀팩토리, 플라스틱베이커리서울, 한아조
 
     
<두루두루 시장>의 전시대는 지속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상품과 이야기로 매주 새롭게 업데이트되었다.
사진 제공: Instagram@publicdesignfestival
   
<서로서로 놀이터>와 <두루두루 시장> 전경. 사진 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쉼터이자 배움터인 문화역서울284 RTO. 사진 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문화역서울284 RTO는 모두의 쉼터가 됐다. 달걀책방이 엄선한 100권의 그림책이 ‘도시와 함께 걸어요’, ‘자연과 함께 걸어요’, ‘모두와 함께 걸어요’ 세 부분으로 나뉘어 펼쳐졌다. 책 표지마다 큐레이터의 글귀를 적은 손바닥만한 쪽지를 붙여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의 시선도 사로잡았고, 쓰고 남은 자투리 종이에 무엇이든 그리고 만들어 보라는 그린디자인웍스 공장의 엉망 종이 워크북 코너, 안 쓰는 물건과 쓰고 싶은 물건을 바꿔가는 보틀 팩토리의 도토리 문방구 등이 활기를 더했다. 덕분에 RTO를 찾은 남녀노소 모두는 공간에 한동안 머물며 타인을 이해하고 사회와 도시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OO디자인 어린이 프로그램 <우리 함께 걸어요!>는 페스티벌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10월 7일부터 14일간 열렸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민정 클랩스튜디오 대표는 <길몸삶터>란 표현을 어린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번안했다고 운을 떼며 ‘도시’, ‘자연’, ‘모두’란 키워드를 통해 시대적 화두인 기후 위기, 생태계 이해 등을 다루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기획 프로그램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해 어린이와 책읽기‘란 김지은 문학평론가의 강연을 비롯해 친환경 드로잉 워크숍 ‘엉망 그리기’, 업사이클링 플라워가든 등이 그 예다.
   
<우리 함께 걸어요!>에서는 디자인적 사고로 친환경에 대해 생각하는 워크숍이 이어졌다.
사진 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그는 “어떤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지 어른들 또한 고민스럽기에 이번 워크숍처럼 자녀와 함께 배워가는 시간이 반갑다는 리뷰를 많이 들었다.”라고 말하며 소회를 밝혔다. 청소년 활동가를 초대한 점도 강조했다. “세이브제주바다 청소년 활동가 박지오의 워크숍은 어린이 시선에서 더 친근하게 느껴질 법한, 그래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구체적인 상을 그릴 수 있는 계기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모두를 위한 공공디자인’을 모토로 공진원이 개발한 공공디자인 교육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현장의 논의를 모으고자 ‘초중등 교사를 위한 OO디자인 교육’ 워크숍도 열렸다. 이연숙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와 이현성 홍익대학교 교수의 강연 다음으로 초 · 중 · 고 시범운영 사례 발표가 이어졌고 질의응답 시간까지 마련됐다. 학생에게는 ‘공공디자인’이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개념인 만큼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비롯해 실생활과 연계하여 생각하고 고민하는 방식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함을 확인하는 기회였다.
    
‘초중등 교사를 위한 OO디자인 교육’에서는 이현성 홍익대학교 교수의 강연에 이어
공공디자인에 관한 초중고 시범 운영안을 공유했다. 사진 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오늘을 만든 작은 변화, 내일을 만들 큰 상상
공공디자인 거점: 성수동 공공디자인 특구
성수동 공공디자인 특구는 더 널리 공공디자인 개념을 알리고 더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준비된 페스티벌의 중요한 축이었다. 성수동이 서울의 신흥 업무지구로 꼽힐 만큼 스타트업을 비롯해 다양한 기업이 있다는 점, 동시에 주거지구를 끼고 있어 폭넓은 연령대의 주민이 있다는 점, 또 많은 이들이 호감을 갖고 있는 핫플레이스란 점이 ‘공공디자인 특구’란 역할을 만들었다.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23호 인터뷰에서 “복합 문화 공간이 많이 모인 곳으로, 지역 커뮤니티와 결합해 공공성과 상업성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대안적 성격을 표방하는 상권”이란 김지원 공진원 공공디자인정책팀 팀장의 설명처럼 모두의 공생 관계를 그릴 수 있는 탁월한 자리였던 것이다. 성수동 공공디자인 특구는 뚝섬역부터 성수역까지 약 2km에 이르는 거리와 그 주변 골목에 포진됐다. 몇몇 팝업을 제외하고는 그 자리에서 자신만의 신념과 가치관으로 ‘공공’의 삶을 고민하고 실천해온 이들을 만날 기회라 관객은 이웃이자 선배를 보는 마음으로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1%란 무엇일지를 찾는 재미가 있었다. 
성수동 공공디자인 특구 지도. 사진 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개념적이거나 실험적인 공공디자인 아이디어를 보여준 문화역서울284와 달리 성수동 공공디자인 특구는 당장 오늘부터 내 삶을 바꿔 실천할 수 있는 브랜드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제안이 주를 이뤘다. 키워드는 ‘1% Better’. “무의미해 보일 수 있는 숫자이나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작지만 분명한 변화”란 뜻을 담았다. 이들은 여기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야기를 조금 더 쉽게 전하고자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란 사칙연산을 도입했다.
 
LCDC SEOUL 친구들은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을 비롯해 칵테일바, 베이커리 등 9개 브랜드였고, 1% Better 팝업은 뚜까타, 노플라스틱선데이, 이피, 1% 충전소: 그린 체크인, DDMMYY 미리 보는 문화역서울284 주제 전시 등이었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 거점이란 이름으로 내일의 환경과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성수동 기반의 브랜드 공간 목록도 공유했다. 
   
공공디자인을 고민한 브랜드의 이야기가 성수동을 물들였다. 사진 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각 기업들은 자신들이 그리고자 하는 “1% 변화”를 가지고 LCDC SEOUL 중정에 나왔다.
사진 출처: 공공디자인페스티벌 인스타그램 Instagram@publicdesignfestival

 
더불어 이목을 모은 건 10월 8일 진행된 1% Better 마켓이었다. 축제란 테마에 걸맞게 LCDC SEOUL 빈 중정에 각자의 생각과 제안을 담아온 리바인더, 저스트프로젝트, 언리미티드, 민들레마음 등의 브랜드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관객을 맞이했다.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알리려 하고 환경에 해가 덜 되는 방식을 선택한 기업에 귀 기울여 주는 것만으로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나눌 기회였다. 한편, 황나키 작가의 증강현실(AR) 필터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가족과 친구와 메시지를 나눌 수 있도록 사칙연산 옵션에 따라 각기 다른 다짐 문구를 디자인했는데,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고 QR코드를 촬영한 뒤 이미지를 선택하는 자체가 요즘 시대의 놀거리이기 때문이다.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은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길을 걷다가, 집에 있다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를, 이웃을, 가족을, 나를 위하는 방법으로 공공디자인이 있다고, 그러니 건강한 사회를 위한 디자인적 상상을 나눠 보라고 말이다.
 
문화역서울284 중앙홀을 채운 <서로서로 놀이터>. 사진 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글: 윤솔희, 담당: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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