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걷고 싶은 길, 머물고 싶은 마당
작성일:
2022-06-28
작성자:
소식지관리자
조회수:
299

[기획] 골목길 재생 전문가 인터뷰

공공디자인 소식지 20(202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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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 머물고 싶은 마당

 

2014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설립된 랩디에이치 조경설계사무소(Lab D+H) 현재 상하이광저우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대도시부터 작은 마을까지 규모를 넘나들며 의미 있는 조경 계획을 실현하고 있다건물 마당이나 옥상골목과 공원마스터플랜   범위는 달라져도 장소와 사람을 존중하는 공공성은 변함 없다특히 랩디에이치 프로젝트  광저우 용칭지구 용칭팡 엘리웨이(Yongqing Fang Alleyways) 눈에 띄는데전통과 현대가 충돌하는 도심 한복판에 스며든 골목 재생 프로젝트로 쇠약해진 골목길에 다시 생기를 북돋았기 때문이다공동 설립자이자 프로젝트 책임 디자이너인  중웨이(Zhongwei Li) 공동 설립자이자 프로젝트 디자이너 최영준이 질문에 함께 답해주었다.

 

 

 

 

철거하는 일부 공간의 재료를 90% 이상 재활용한 덕분에 프로젝트 이후에도 기존의 골목 분위기를 지켜낼 있었다.
사진 제공: Lab D+H, Arch-ExistRuiyang TangSiming Wu



 

먼저 용칭지구 프로젝트 배경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클라이언트는 누구인가요?

중국의 영향력 있는 대형 디벨로퍼인 반케(Vanke) 그룹입니다중국 대륙 주요 도시에 사무소를 두고 있지요랩디에이치 조경설계사무소가  프로젝트에 임하게   광저우에 있는 반케사의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인연에서 비롯됐습니다용칭지구 재개발 프로젝트의 사이니지 디자인이 저희 최초 과제였죠본래의 용칭지구 재개발안은 클라이언트가 20년간 해당 지구의 사용권을 획득하면서 주민 대부분을 이주시키고 건물과 가로를 어느 정도 지키는 선에서 부분 리노베이션하여 새로운 도시를 개발하려는 계획에 가까웠습니다그러나 절반 이상의 주민이 이주를 거부하면서 프로젝트 성격이 달라져야 했습니다기존 지역의 뼈대와 외관에 대한 존중그리고 적극적인 재활용에 초점을 맞추게  것이지요따라서 사이니지 디자인만으로 출발했던 저희 역할이 건물 사이 사이 골목과 오픈 스페이스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계획하는 조경설계까지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전통 건축물과
현대 건축물이 골목을 마주하고   얽혀 있는 용칭지구 특징을 최대한 보존하고자 했다.
사진 제공: Lab D+H, Arch-ExistRuiyang TangSiming Wu

 


 

골목을 비롯한 오픈스페이스 설계에 앞서 설정한 핵심 콘셉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프로젝트는 골목만을 디자인하는 일도하나의 구심점을 만들어서  영향력을 펼쳐가는 일도 아닙니다원주민 커뮤니티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통합적 도시재생이 목표로섬세한 재생 전략이 필요했습니다용칭지구 주민들은 고질적인 배수 문제로 인한 홍수로 매번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다른 말로 표현하면 골목을 따라 놓인 노후한 토목 배수시설 교체  불투수면(토양이 인공적으로 덮여 있어 빗물이 침투할  없는 표면) 따라 흐르는 우배수방식의 개선이 절실했죠결과를 먼저 말씀 드리면 저희가 제안한 골목의 배수시스템이 계속된 침수로 습했던 골목의 미기후를 완전히 개선해 걷기 좋은 길이자 앞마당으로   있는 오픈 스페이스가 되었습니골목의 단면도가 이를  보여주는데배수  경관 조명그리고 각종 관선 연결을 결합한 거리의 단면 디자인이 구역의 통일감을 주면서도 기능적인 성취를 이루었습니다.

 

  

() 배수가 원활하지 않아 홍수에 시달려야 했던 용칭지구 과거 모습. () 골목 중앙부를 살짝 높여 물이 양측으로 흐를 있도록 배수시스템.
사진 제공: Lab D+H, Arch-ExistRuiyang TangSiming Wu

 

 

 프로젝트로 세계 무대에서 수상을 많이 했습니다.

미조경가협회(American Society of Landscape Architects, ASLA)에서 주관하는 프로페셔널 어워즈 2020(Professional Awards 2020)에서 어반 디자인 카테고리 어널 어워드(Urban Design Category Honor Award) 받은 것이 저희로서는  깊습니다 상은 조경이 도시에 미친 영향력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합니다커뮤니티센터를 만드는 건축적 방식이나 맥락을 무시한 새로운 개발 전략이 아닌 커뮤니티와 기존 도시 맥락에 대한 존중이 있는 미시적 도시재생(Micro Urban Transformation)으로 인정 받은 것이라  의미있습니다.
 

 프로젝트가 위치한 광저우의 도시적 특징이 궁금합니다사진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예스러운 풍경인데요.

지난 30~40  중국 역시 급속한 도시화를 겪었기 때문에 개발로 완전히 새로운 도시 경관을 구축한 뉴타운 구역과 기존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구시가지 구역이 혼재된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있습니다광저우도 비슷한 맥락을 갖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골목 재생 사업이 까다로운 이유  하나로해당 구역 거주자가 대부분 세입자란 한계를 꼽습니다주민 의견이 모아지기 어렵고 이에 따라 진행이 더디죠이번 프로젝트에 그러한 어려움은 없었나요

용칭지구의 경우 절반 이상의 거주민이 있는 그대로    있도록 만드는 프로젝트이고 그들의 생활양식을 크게 바꾸는 방식이 아니었기에  마찰이 없었습니다다만완공  2년차부터 명소로 소문나면서 많은 사람이 찾아오며 지가가 상승했습니다현재는 남고자  원주민의 절반 정도(전체 인구의 1/4 가량) 여전히 살고나머지는 임대 공간으로 활용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다행히 장소의 유명세에 비해서 극심한 젠트리피케이션은 진행되지 않았다고 평가할  있습니다이것은 이전 도시경관의 존중과  적절한 수준에서의 유지를 지켜낸 노력의 성과라고 보여집니다.
 

디자인 특징을 소개해 주세요.
일부 건물의 용도를 결정하고 리노베이션하는  건축가와 클라이언트의 중심 과제였습니다다만교차하는 가로나 건물이 너무 낙후되어 철거할 수밖에 없는 영역은 자연스럽게 작은 광장이자 소공원과 같은 공공 오픈 스페이스의 역할을 부여받았습니다그러한 조경공간 설계는 저희 몫이었습니다중심부에서 야외 무대로도 활용할  있는 목재 계단 광장(Grand Wooden Steps) 채의 건물 2층부를 연결해 루프탑 공간을 조성한 옥상정원(The Roof Garden)그리고 과거 배우 이소룡이 살았던 기록을 바탕으로 만든 메모리얼 정원(Bruce Lee Garden) 폐가의 기와를 활용해 만든 기와분수정원(The Tile Wall Cascade Garden) 등을 예로   있습니다.

 

 

 

중심부에서 야외 무대로도 활용할 있는 목재 계단 광장 전경. 사진 제공 Lab D+H, Arch-ExistRuiyang TangSiming Wu


 

건물 2층부를 연결하여 루프탑 공간을 조성한 옥상정원 전경. 사진 제공: Lab D+H, Arch-ExistRuiyang TangSiming Wu


 

특히 공공디자인적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그것으로 어떤 효과를 거두었는지 궁금합니다.

모든 사용자들이 이용하기 좋은 유니버설 디자인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특색을 드러내어 공공이  장소에서 환기되고 동화되며 즐기고 편안함을 느끼는  또한 중요한 열쇠라고 봅니다용칭지구에서는 골목길에서만 느낄  있는 야외공간의 안락함과 이웃과의 친근함을 가로의 규모와 재질의 통일감으로 달성했다고 봅니다철거된 건물과 시설물에서 수집한 자재를 90% 이상 재활용함으로써 오래된 재료가 내는 특유의 사용감을 그대로 보존했습니다또한 이웃한 소규모 건물들의 박공지붕의 사선 처리를 조경요소로 신경써서 디자인해   어우러진 경관을 연출하려 했습니다.
 

너른  공간은 흔하지만 그곳에 사람이 모이는  다른 일인  같습니다이때 어떤 전략으로 공공 공간를 만드셨나요?

목재 계단 광장의 경우 계단 옆면인 챌면에 일정한 틈을 주어 조명 빛이 새어 나오게 했습니다조명이 켜지면  일대의 커다란 등불이 되어 주민을 모으겠지요물론 낮에는 목재의 따스함과  넓은 계단이 쉬어 가라고 주민들에게 말을  테고요작은 수로  공공 공간은 골목에 청량감을 선사하고 자연스럽게 휴식과 환기의 에너지를 냅니다옥상정원에는 조금이나마 그늘이 생길  있도록 박공지붕과 같은 각도의 캐노피를 만들고  밑에 벤치를 두어 머무를  있도록 했습니다.

 


계단의 사이로 조명 빛이 새어 나와 골목을 밝힌다. 사진 제공: Lab D+H, Arch-ExistRuiyang TangSiming Wu

 

 

마을에서 버려진 기와를 차곡차곡 쌓아 올려 독특한 수공간 벽을 완성했다. 사진 제공: Lab D+H, Arch-ExistRuiyang TangSiming Wu

 

크게는 2단계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들었습니다앞으로  프로젝트의 지속성을 어떻게 예측하시나요?

용칭팡이란 이름은 저희가 제안한 것인데요용칭 지역의 4 격자로  길이란 의미입니다명소로 자리매김하다 보니  지역을  개발하려는 클라이언트의 프로젝트 브랜드명이 되었습니다 이후로는 성격이 조금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신시가지 디자인 제안이  것이라 봅니다.
 

랩디에이치 조경설계사무소는 얀타이 마운틴 레퀸 로드 도시 재생(Yantai Mountain Lequn Road Urban Revival)  골목을 기반한 여러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골목 재생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디자인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길이나 골목에는 여러 맥락과 시간의 역사가 녹아 있고 그것은 끊임없이 적층되어갑니다그런데도 상대적으로 광장이나 공원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어요랩디에이치 조경설계사무소는 골목을 도시의 유산으로 해석합니다그래서 유산을 존중하는 디자인(Design with Heritage) 핵심이라고 부르죠특히나 상하이 스튜디오는 이러한 노력에 있어서 선두에 있습니다중국 대도시 골목에 남아있는 수많은 유산들은 문화 창고나 다름 없습니다반면 가로를 활성화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억지스러운 테마 설정과 화려한 색상으로 채색하려는 일부 한국의 골목 재생 프로젝트에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조금  세밀한 디자인적 접근과 지역색에 대한 표현이 이루어진다면 주민과 방문자들 모두가 행복해하는 일상의 공간으로 재탄생하리라 생각합니다 가능성은 이미 골목에 있습니다.

 

 

: 윤솔희, 담당: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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