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기회를 만드는 곳 '마음풀'
작성일:
2022-05-26
작성자:
소식지관리자
조회수:
771

[기획] 국제 디자인 어워드 수상자 인터뷰

공공디자인 소식지 19(2022.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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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

기회를 만드는 공간 마음풀
 

교실 하나에 싱그러운 식물과 넉넉한 수돗가, 빛나는 햇살을 넣었더니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이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쥐고 있던 스마트폰을 놓고 모종삽을 들었고, 포슬포슬한 흙이 손에 묻자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라이브스케이프가 디자인한마음풀 만들어낸 변화다. 2022 iF 디자인 어워드 커뮤니케이션 부문을 수상한 마음풀은 학교 청소년을 위한 공공 공간의 역할에 대해 넌지시 이야기를 건넨다마음풀을 디자인한 유승종 라이브스케이프 대표를 만나 청소년을 위한 공공디자인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제1호로 조성된 서울 동대문구 전일중학교의 마음풀

1호로 조성된 서울 동대문구 전일중학교의 마음풀. 우거진 나무가 학생들을 반긴다. 사진 제공: 라이브스케이프
 

 

마음풀은 2018 서울시가 추진한 청소년 문제 해결 디자인 사업의 일환이었습니다.
2022
iF디자인 어워드 수상까지 3 정도의 시차가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2018 서울 동대문구 전일중학교에 1 마음풀을 조성한 2020 금천구 동일여자고등학교와 도봉구 정의여자고등학교에 2, 3호를 잇따라 조성했어요. iF 디자인 어워드에  가지 프로젝트를 번에 보여주는 것이 의미 있겠다 싶었어요. 프로젝트의 가치가 우연히 탄생한 양질의 디자인이 아니라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이 중지를 모아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만들어가고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그러고 보니 인테리어 부문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 수상이군요.
 

마음풀을 통해 식물과 사람의 관계가 만들어지고 사람과 사람의 대화가 꽃피워진다고 생각해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규모는 작을지라도 공간 곳곳에 저희가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촘촘히 심어두었습니다. 위치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위치에서는 어떤 장면을 보게 할지 세심하게 디자인했죠.  



 

 

식물로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자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출발했나요?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에서 출발했습니다. 학교 교실 안에 조경을 활용한 치유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있었어요. 당시 여성가족부가 청소년 129 15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8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결과 15.2% 청소년이 인터넷, 스마트폰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과의존 위험군이란 진단도 있었고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거론된 개념 하나가인간에게는 자연계 모든 생물에 대한 애착심이 존재한다 바이오필리아 이론이에요. 자연물을 통한 건강한 자극이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의 과잉 사용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과 우울함 등을 완화시킬 있다는 것이죠. 저희는 의도만으로도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했어요. 평소 저는 인간은 식물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씨드페이퍼를 물에 적셔 발아시킨 뒤 모종 트레이에 옮겨 담으면 새싹이 자라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다

씨드페이퍼를 물에 적셔 발아시킨 모종 트레이에 옮겨 담으면 새싹이 자라나는 것을 지켜볼 있다. 사진 제공: 라이브스케이프



 

 

식물이 인간에게 어떤 변화를 있나요? 특히 청소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있다고 생각했는지 궁금해요.
 

개인 안팎으로 일어나는 변화가 가장 응축되어 나타나는 시기가 청소년기가 아닐까 해요. 자신을 이해하기도 벅찰 텐데 가족을 비롯해 교우 관계, 학업, 진로까지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죠. 자신만의 완고한 필터가 생기기 전이라 ·오프라인에서 부딪히는 여러 자극에도 취약해요. 그러니 식물이 좋은 솔루션이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식물은 인간에게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있도록 여지를 주고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서 마주할 있는 결과물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려주죠. 오감을 건강하게 자극해요. 눈과 손과 발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식물의 세계를 만날 있어요. 자연의 법칙이죠. 그래서 지친 마음을 돌보고 건강한 에너지를 얻어가는 장소로, 학교에서 유익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전일중학교 마음풀 프로젝트를 위해 함께한 전문가들을 소개해주세요. 
 

전반적인 설계와 시공은 라이브스케이프가 했고, 사용자 리서치를 바탕으로 커뮤니티 워크숍 진행은 마이너스플러스백이 했습니다. 10개월 진행한 커뮤니티 워크숍에서 모인 데이터를 활용해 디자인을 완성했습니다. 디자인 품질을 높이기 위한 욕심으로 네이밍 비주얼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플로스튜디오에게 의뢰했고요. 신한카드에서 교구재를 후원했고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김아연 교수님과 대학생들이 1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마음풀에서 재배한 식물로 요리를 하거나 가드닝을 했죠.



 

 

식물을 돌보며 자신 또는 친구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식물을 돌보며 자신 또는 친구에게 집중할 있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사진 제공: 라이브스케이프



 

 

여러 손길이 모여 완성했네요. 
 

청소년을 위한 공공 공간이라는 생각에 만들고 싶었어요. 식물원이나 전시장에 가지 않아도 학생 누구나 양질의 식물 콘텐츠를 접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디자인할 학교라는 장소적 특성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궁금해요.
 

병원, 호텔, 전시장, 여러 장소에 조경 공간을 기획했지만 학교는 다른 수준의 과제였어요. 단순히 많은 식물을 아름답게 구성하는 것으로는 해결책이 없었죠. 그래서 저희는 오브제로서의 자연물이 아니라 생동하고 변화하는 자연 현상으로서의 자연물을 디자인하기로 했어요.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움직임을 감지해 물방울을 떨어트리는 시스템(전일중학교 사례), 물방울, 스모그, 새소리 등을 믹싱할 있는 부스(동일여자고등학교 사례) 등이 있어요. 시드페이퍼, 모종 상자 등을 제공해 식물을 가꾸는 재미를 느낄 있도록 했죠. 라이브스케이프가 제작한 시드페이퍼는 물에 불리기만 하면 발아하는 간편한 식물 재배 제품이에요. 그것을 모종 상자에 옮겨 기르다가 마음풀 조경에 옮겨 심을  있어요. 과정을 친구와 함께 할 수도 있고, 발아시킨 식물 친구에게 선물할 수도 있어요. 이러한 활동이 달콤한 사탕이 되어 마음풀을 계속 찾게 되는 유인책이 돼요. 식물을 느끼고 다시 앞에 서게 하는 작업이 필요해요. 가장 오랜 시간 고민한 부분이기도 해요. 



 

 

마음풀 제2호인 동일여고와 제3호 정의여고의 공간

마음풀 2호인 동일여고와 3 정의여고의 공간. 사진 제공: 라이브스케이프 



 

 

마음풀에는 주로 어떤 식물이 있나요?
 

60 정도 있고요, 주로 반음지에서도 자라는 식물로 구성했어요. 주기적으로 가지치기를 하되 가지로 새로운 뿌리를 내리는 나무에게는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도 했어요. 나무로 나눔에 대한 이야기를 있었어요



 

 

유지 관리 시스템이 궁금해요. 
 

전일중학교 마음풀의 경우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를 비롯해 비영리단체인 서울시민정원사회, 서울시·학생·교사·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마음풀 서포터즈가 관리하고 있어요. 교내 동아리 마음풀지기도 있고요. 별도의 학부모 동아리도 생겼죠. 동일여고와 정의여고 마음풀의 경우 설계 단계부터 운영위원회를 결성해 앞으로 학생 여러분이 돌봐야 장소라는 인식을 함께 쌓아 내부적으로 관리하고 있어요.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마음풀에 심은 씨앗이 크고 있는지 궁금해 등굣길이 즐겁다 말한 전일중학교 3학년 학생부터집에도 이런 작은 정원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선생님의 후기도 들려와 보람 있었어요. 전일중학교 마음풀은 1호인 만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진행한 사업 사후 평가를 받았는데, 이를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친구와 어울리지 못하고 등교하는 어려움이 있는 아이가 마음풀에 오가는 것을 좋아하며 점차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뭉클했어요.



 

 

마음풀 프로젝트 이전에도 공공 공간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나요?
 

식물로 커뮤니티에 활기를 불어넣은 디자인 사례로는 2016 서울 행촌동에 조성한느린곳간 있어요. 도시 농업 공간 커뮤니티 공간으로 동네 사람들이 편히 드나들 있도록 골목 어귀에 작은 온실, 야외 텃밭과 개수대, 소규모 작업장 등을 구성했죠. 동네에 살아도 데면데면한 현재 도시인들의 모습이잖아요. 이때 식물이 사람을 모으고 서로 말문을 트는 단초를 제공한다고 생각했어요. 디자인 의도를 인정 받아 2017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했어요. 



 

 

골목 어귀의 조각난 유휴 부지를 이어 행촌동만의 식물 작업장

골목 어귀의 조각난 유휴 부지를 이어 행촌동만의 식물 작업장을 만들었다. 사진 제공: 라이브스케이프

 

라이브스케이프가 디자인한 느린곳간의 전경
라이브스케이프가 디자인한 느린곳간의 전경. 사진 제공라이브스케이프



 

 

라이브스케이프에게 기업의 공공디자인 프로젝트란 어떤 의미인가요?
 

공공디자인 프로젝트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디자이너에게 멋진 기회를 제공해주는 같아요. 그래서 라이브스케이프는 공공디자인 프로젝트를 대할 까다롭고 예민한 클라이언트를 만났다고 생각해요



 

 

마음풀 공간 곳곳에 여러 활동 프로그램, 상상식물 채집함[내가 그리고 싶은 식물을 마음껏 그려요. (상상식물 채집함)에 넣어주세요. 마음을 읽고 알려줄게요.]

마음풀 공간 곳곳에 여러 활동 프로그램을 심어둬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가며 즐겁게 놀기를 바랐다. 사진 제공: 라이브스케이프 


 


 클라이언트 인터뷰

서울시 디자인정책과 공공디자인사업팀

강효진 팀장, 황상미 주무관, 김은지 주무관


 

"매일매일 접근할 수 있는 일상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고 또 쌓을 수 있어야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 문제해결 디자인 사업 배경과 조경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의 출발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강효진 서울시 디자인정책과 공공디자인팀 사업들은 대부분 근거중심 디자인(Evidence Based Design) 추구합니다. 여기서의 근거는 문제 정의 단계, 프로세스 단계, 사업의 효과성 검증 단계에 모두 필요합니다. 디자인정책과는 청소년들의 디지털 과의존 문제를 위한 디자인 솔루션 개발을 위해 사업 기획과 방향을 이미 설정한 상태였습니다. 청소년의 디지털 과의존 문제가 시각적으로만 편향된 발달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건강한 발달, 주의 집중력 형성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여러 논문을 통해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바이오필리아 이론에 주목했고 식물을 통한감각의 균형 되찾기 기획한 것입니다. 



 

특히 '학교'라는 공간의 의미를 짚어보고 싶습니다. 서울시는 학교에 주목했나요
 

강효진 솔루션이라고 부를 있으려면 일회성 체험이 되어서는 됩니다. 매일매일 접근할 있는 일상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있고 쌓을 있어야 합니다. 이때 학교만큼 적합한 공간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학교 내에서 전문 상담 기능을 하는 위클래스(We class) 연계할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습니다. 스마트폰 중독이나 심리 상담을 하는 전문 교사의 프로그램과 공간이 만나면 시너지를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발주처로서 프로젝트의 성취를 평가한다면요?
 

황상미 위클래스 교사가 개인의 심리 상태나 교우 관계 문제 등으로 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마음풀에서 원예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결과 시설물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교우 관계나 대인 관계에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난 것을 있었습니다. 식물을 통한 다양한 감각 경험이 학생들의 정서나 심리 상태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또한 디자인이 시공된 이후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와 전일중학교 학생들을 연계해 자체적으로 활동을 이어나갈 있도록 마중물을 부어주는 것이 필수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풀의 다음 공간도 계획 중인가요?
 

김은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디지털 과의존뿐 아니라 심리적, 정서적 고립감을 느끼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마음풀을 통해 감각을 깨우고 감성을 회복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청소년 시설 2곳에 적용할 예산을 확보해 놓았습니다. 또한 예산 및 공간 크기에 따라 마음풀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모듈화해 확대할 예정입니다.  



글: 윤솔희, 담당: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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