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우리 앞에 도착한 유니버설디자인 2030
작성일:
2023-01-30
작성자:
소식지관리자
조회수:
1655
[기획] 유니버설디자인의 오늘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 27호(2023.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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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앞에 도착한 유니버설디자인 2030

<유니버설디자인 현황조사 연구>(2017)에 따르면 유니버설디자인이란 ‘보편적인 디자인, 누구에게나 편리한 디자인’을 의미한다. 대체적으로 유니버설디자인이라는 단어가 우세한 용어로 사용되고 있으나 나라마다, 시대에 따라 그 용어가 조금씩 변화하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라고 부르며 영국에서는 포괄적 디자인(Inclusive design), 스웨덴에서는 접근 가능성 디자인(Accessible Design)이라고도 부른다. 각 나라마다 그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누군가를 배제한 디자인이 아닌 누구나 동등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지향한다는 목표는 같다. 보편적인 일상에서 누구나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주체들은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유니버설디자인의 동향을 살펴보기 위해 유엔의 선언문을 비롯해 정부 전략, 청소년 교육, 기업 개발사업 등을 모아봤다. 내용은 정책 발표일을 기준으로 최근순으로 정렬했다.  


유엔
제11회 세계도시포럼, 접근성과 보편적 디자인이 도시화 문제에 대한 해결책임을 선언

“접근성과 보편적 디자인이 도시화 문제에 대한 필수적 해결책임을 재확인하라.” 2022년 6월 30일 제11회 세계도시포럼(World Urban Forum, WUF) 폐막식에서 공개된 ‘카토비체 선언 행동: 우리 도시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변하고 있다’ 중 한 구절이다. 5일간 릴레이로 진행된 포럼 참가자의 뜨거운 논의가 이 문장으로 수렴된 것이다. 이 선언은 앞으로 2년간 각 도시 의제이자 자발적인 행동으로 드러날 예정이다. 유니버설디자인의 가치와 보편화의 필요성을 모두가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행사는 ‘유럽 도시들은 어떻게 통합성을 다루는가’ 제목처럼 지역 문화적 차원의 접근부터 ‘통합적인 환경을 위한 데이터 사용’과 같은 기술적인 방법론까지 다양한 층위에서 유니버설디자인을 다루고 있었다. 이 밖의 ‘카토비체 선언 행동’에는 인권 조약에 따라 도시 환경, 거버넌스 시스템 및 거주 형태의 근본적인 변화, 전염병·폭력·분쟁 등과 같은 시급한 도시 위기에 초점을 맞추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세계도시포럼은 2001년 유엔이 설립한 행사로, 정책가, 시민 조직, 민간 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도시의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자리다. 전 세계 56% 인구가 살고 2030년에는 60%의 인구가 산다는 도시를 더욱 건강하고 이롭게 만들기 위해서다. 다음 행사는 2024년 1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다. 
제11회 세계도시포럼 다시 보기
 
제11회 세계도시포럼 전경제11회 세계도시포럼 전경. 사진 제공: 세계도시포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 확장부터 연구개발사업 추진까지 유니버설디자인을 위한 전천후 투자 중

2022년 7월 기준 PC 운영체제 시장에서 점유율 76%를 기록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그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유니버설디자인을 꼽을 수 있을 만큼 이들은 활발한 투자를 보이고 있다. 2022년 5월 자사 인클루시브 테크랩(Inclusive Tech Lab) 확장 소식과 적응형(adaptive) 액세서리 개발기를 알렸고 10월 적응형 액세서리 상용화 소식까지 냈다. 인클루시브 테크랩은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직군의 임직원을 비롯해 협력사를 대상으로 신체 장애가 있는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 방법론을 공유하는 연구소이자 일종의 쇼룸이다. 테크 전문 사이트 엔가젯(Engadget)은 “인클루시브 테크랩은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제품 책임자인 파노스 파나이 사무실 바로 건너편이자 하드웨어랩 위쪽에 있다”고 말하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니버설디자인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10월 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적응형 액세서리를 보면 ‘클릭’과 ‘입력’ 기능을 하는 새로운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다. 3D 프린터 데이터를 웹에 공개하고 있어 자신의 상황에 맞게 디자인 변용도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는 통합디자인 매뉴얼과 툴킷을 공유하는 웹도 운영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DHD, 자폐 스펙트럼, 성격장애 등 신경학적 다양성을 가진 이들의 구직포털 사이트인 신경다양성 커리어 커넥터(Neurodiversity Career Connector)를 지원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관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자사의 통합디자인 원칙인 “한 명을 위해 해결하고 모두에게로 확장하라(Solve for one, extend to many)”란 메시지처럼 이들은 아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디자인으로 모두를 위해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 통합디자인 매뉴얼 보기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클루시브 테크랩과 최근 출시한 적응형 액세서리마이크로소프트의 인클루시브 테크랩과 최근 출시한 적응형 액세서리. 사진 제공: 마이크로소프트


영국
정부, 장애 포함 및 권리 전략 2022-2030 발표

“전 세계 7명 중 1명이 장애를 가진 오늘, 장애인의 권리와 자유를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 많다.” 2022년 2월 영국 외교영연방개발부(Foreign, Commonwealth & Development Office, FCDO)가 2022-2030 장애 포함 및 권리 전략을 발표하며 이번 사업이 자국의 형편과 현황만을 바라보지 않음을 공표했다. 해당 사안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제적인 상황에서 자국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모습이다.
영국은 2018년에 열린 제1회 글로벌 장애인 정상 회담 결과와 영국 국제 장애 통합 전략부 논의를 토대로 100개가 넘는 글로벌 장애운동 주체와 협업해 이번 전략을 개발했다. 여기에는 우간다, 나이지리아, 케냐,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열린 회의와 각국의 개인 조직과 워크숍 등이 포함된다. 또한 이번 사업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글로벌 공공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것이며 국제장애행동계획(Global Action on Disability)과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와도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보편적 인권’, ‘통합적 교육’, ‘통합적 건강’, ‘통합적 사회적 보호’, ‘통합적 경제 역량 강화’, ‘통합적 인도주의적 행동’이란 주요 영역에 디자인 관련 정책으로는 ‘통합적 경제 역량 강화’ 속 누구나 접근 가능하도록 디자인된 기반시설 투자 항목을 찾아볼 수 있다. 장애가 있는 국민 또한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를 찾고 자신의 소득을 만들어 경제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접근 가능한 도시 기반시설 및 교통수단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의 연장선이다.
장애 포함 및 권리 전략 2022-2030 전문 보기


40쪽짜리 원본 자료집 외에 짧고 이해하기 쉬운 글로 쓴 요약본을 함께 배포해 장문 읽기가 어려운 노약자나 어린이도 내용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40쪽짜리 원본 자료집 외에 짧고 이해하기 쉬운 글로 쓴 요약본을 함께 배포해 장문 읽기가 어려운 노약자나 어린이도
내용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 제공: 영국 외교영연방개발부


말레이시아 
고등교육부, 유네스코의 개방형 교육 자료를 통합적 교육 현장에 반영

2021년 12월 말레이시아 고등교육부(Minister of Higher Education of Malaysia)가 유네스코가 만든 공개 교육 자료(Open Education Resources, 이하 OER)를 공식 채택해 자국의 통합적 교육 현장에 활용하고 있다. 노라이니 아흐마드 고등교육부 장관은 “말레이시아 국민 50만 명 이상이 시각, 청각, 언어, 신체 또는 인지 장애를 갖고 있다.”라고 밝히며 정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두루 위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유네스코는 “OER을 국가 차원에서 접목한 건 최초”라고 반기는 모습이다. 
OER은 교육자와 학생 모두 사용 가능한 공개형 무료 학습 자료로 개인이 무료로 소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재사용, 개정, 재배포가 가능해 교육 불평등 해소에 기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결정이 눈길을 끄는 건 OER권장 사항을 기반으로 20곳의 말레이시아 공립대학교, 시민 단체, 고등교육부, 말레이시아 E-러닝 센터(MyCEL), 말레이시아 공립고등교육위원회 전문가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자국의 통합 교육 자료 초안을 만든 것이다. 마찬가지로 유네스코에서 발표한 학습 원칙을 위한 유니버설디자인을 기반으로 했다. 말레이시아는 자국민 누구나 고품질의 통합 교육을 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유네스코가 운영하는 OER 보기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통합적 OER 국가 정책을 위한 워크숍말레이시아에서 열린 통합적 OER 국가 정책을 위한 워크숍. 사진 제공: 유네스코


인도 
유니버설디자인 지침 개정안 발표 및 학생과 전문가 자격증 과정 개발 중

2021년 12월 인도 중앙공공사업부(Central Public Works Department)가 보편적인 접근성을 위한 기준과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인도공과대학교 루르키(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Roorkee)와 인도 주택도시부 산하 국립도시문제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Urban Affairs)가 개발한 것으로 경사로 손잡이, 난간, 장애인을 위한 시설 등에 대한 디자인 표준 외에도 유지 관리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2016년 2월 발표한 장애인 및 노령층을 위한 장벽 없는 건축 환경 지침 개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실무적인 한계로 지적된 부분을 해소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였다. 예컨대 기존 공공시설 시공 계약 시 계약서에 장애인용 구조 또는 재질을 반영할 수 있는 항목이 없거나 표준시장 단가를 맞춰야만 하는 한계를 해소하고 담당자가 특정 표준 제품 조달과 그에 따른 가격 조율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했다. 내용은 향후 건축 조례에도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히테시 바댜 국립도시문제연구소 소장은 “공공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실무자를 위한 인증 코스 의무화와 학생들의 열람 창구도 준비 중이다.”이라고 말하며 “접근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본질적으로 모든 사람은 건축물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그 의미를 강조했다.
국립도시문제연구소의 발표 자료 보기


보편적인 접근성을 위한 기준과 가이드라인보편적인 접근성을 위한 기준과 가이드라인. 사진 제공: 국립도시문제연구소


글: 윤솔희, 담당: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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