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상업 공간을 문화 공간으로 도쿄 미드타운 디자인 터치
작성일:
2022-03-29
작성자:
소식지관리자
조회수:
1587
[기획] 공공디자인이 지역을 되살리는 방법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17호(2022.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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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공원에서 즐기는 디자인 축제

1986년 ‘디자이너즈 새터데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도쿄 디자인 위크’는 매년 가을이면 도쿄 곳곳에서 열리는 일본의 대표 디자인 행사다. 30년이 넘는 꾸준함으로 일본의 산업디자인 브랜드를 비롯해 해외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는 도심 속 디자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도쿄 디자인 위크가 열리는 달에는 도쿄 곳곳에서 연계 디자인 행사가 열리며 도시 자체가 하나의 무대가 된다. 그러한 여러 연계 행사 중 ‘도쿄 미드타운 디자인 터치’를 주목하는 이유는 ‘도쿄 디자인에 꽃을 피우는 행사’로 지역 브랜딩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미드타운 공원에 설치된 선명한 색상의 일러스트레이션은 대 일본 타이포 조합의 작품 ‘우라 파벳’.
미드타운 공원에 설치된 선명한 색상의 일러스트레이션은 대 일본 타이포 조합의 작품 ‘우라 파벳’. 
일본어와 알파벳 등의 문자를 해체하고 조합해 새로운 문자의 개념을 찾아가보는 실험 작품이다. 사진 제공: 도쿄 미드타운 매니지먼트 주식회사 프로모팅 그룹



유체역학과 열역학에 근거한 독자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영상을 작업하는 과학자이자 예술가 와키타 아키라의 작품 ‘모멘트(Moment)’.
유체역학과 열역학에 근거한 독자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영상을 작업하는 과학자이자 예술가 와키타 아키라의 작품 ‘모멘트(Moment)’. 
인간의 눈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바람을 모티브로 디자인했으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찰나의 시간을  표현했다. 
사진 제공: 도쿄 미드타운 매니지먼트 주식회사 프로모팅 그룹


야마다 하루나와 코바야시 히로카즈에의 설치물 ‘롯폰기 컬러 계곡’.
야마다 하루나와 코바야시 히로카즈에의 설치물 ‘롯폰기 컬러 계곡’. 
미드타운 공원에 설치한 길이 80m의 작품으로 사람의 동맥과 정맥, 길에 핀 작은 꽃, 꽃을 찾는 벌과 나비 등에서 추출한 색을 이용해 만들었다.
©Photo: Ooki Jingu 사진 제공: 도쿄 미드타운 매니지먼트 주식회사 프로모팅 그룹



 
아카사카와 롯폰기 중간에 위치한 미드타운은 2007년 시민들에게 공개되기 전에는 방위청의 일부로 400년간 거리로부터 격리된 지역이었다. 이를 공적인 환경으로 바꾸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그린’을 키워드로 공원을 만들어 사람들을 자연으로 끌어들이고, 여유로운 동선이 생기도록 거리를 설계하며 녹지 공간 곳곳에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설치했다. 여기에 더해 ‘일본의 가치를 세계로 발신한다’는 비전을 내걸고 거리를 조성했는데, 이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한 행사로 ‘도쿄 미드타운 디자인 터치’를 기획한 것이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도쿄 미드타운 디자인 터치는 아름다움을 보고 즐기는 안목을 키워주고, 나아가서는 도시인이 추구하는 높은 수준의 삶을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오감을 자극하는 디자인’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행사 기간 중에는 인테리어나 그래픽, 제품은 물론 음악, 음식 등 문화를 형성하는 모든 것을 ‘디자인’으로 인식하고 미드타운 내 위치한 레스토랑, 카페, 숍 등과 손잡고 이벤트를 연다. 각자의 방식대로 디자인을 재해석해 숍 인 숍 형태의 요리 판매 및 제품을 전시하고 음악 공연, 라디오 공개 방송 등도 이와 같은 개념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이는 디자인 비전공자도, 특별히 디자인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쉽게 ‘디자인적 관점’으로 일상을 바라보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미드타운 공원에는 매년 새로운 주제로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나 조형물, 프로그램 등을 선보여 새로운 거리 풍경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는 놀이터, 이동식 서점, 아트퍼니처 등을 통해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기는 효과도 가져온다. 

 
 
제품 디자이너 나오토 후카사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가라시 히사에가 디자인한 놀이기구.
제품 디자이너 나오토 후카사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가라시 히사에가 디자인한 놀이기구. 
놀이를 통해 디자인의 가능성을 발견해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진 제공: 도쿄 미드타운 매니지먼트 주식회사 프로모팅 그룹




건축 디자인 사무소 noiz의 ‘unnamed-시점을 바꿔보는 디자인‘
건축 디자인 사무소 noiz의 ‘unnamed-시점을 바꿔보는 디자인‘은 잔디 광장에 설치된 3개의 구조물로, 
언뜻 보기에는 랜덤 패널의 집합체이지만, 특정 위치에서 관찰해보면, 뜻밖의 이미지가 생성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는 생각 속에 숨어있는 디자인의 가치를 설치물로 표현한 것이다. 사진 제공: 도쿄 미드타운 매니지먼트 주식회사 프로모팅 그룹



 
도쿄 미드타운 디자인 터치가 이렇게까지 디자인에 특화된 지역 행사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산토리 미술관, 21_21 디자인 사이트, 도쿄 미드타운·디자인 허브 등과 같은 전문 시설을 지역 내에 갖추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매년 색다른 주제로 친근감 있게 디자인 언어를 시민들에게 전달했기 때문이다. 소수만이 즐기는 디자인 행사가 아닌 ‘시민 모두를 위한 디자인 행사’를 기획해 다양한 분야가 연대할 수 있도록 했기에 지금까지도 미드타운 내의 여러 가게들과 시민들이 도쿄 미드타운 디자인 터치를 기다리는 것이다.  
 

[박스 인터뷰]
시모무라 후미(下村富도쿄 미드타운 매니지먼트 담당
“도쿄 미드타운 디자인 터치는 지역의 브랜드 가치 향상을 목적으로, 주변의 부가가치 시설이나 외부 이벤트와 연계해 열리는 디자인 이벤트입니다. 2007년 미드타운이 문을 연 후 ‘일본의 가치를 세계로 발신한다’는 비전을 내걸고 거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오픈한 해에는 일본 및 여러 대사관과 협력해 세계 각국의 문화와 전통의 미래를 보여주는 제품 디자인을 전시해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다양성’ ‘환대’ ‘그린’ ‘창의성’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도시를 브랜딩하고 있는데, 도쿄 미드타운 디자인 터치는 특히 ‘창의성’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매년 세계의 움직임과 국제 박람회 등을 통해 트렌드를 읽으며 크리에이터의 시점에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주제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도쿄 미드타운 디자인 터치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미드타운에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디자인은 물론 음식, 음악 등의 문화 트렌드를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글: 김효진 통신원, 담당: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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